내 비록 사뮤엘 베케트 처럼 인생행로 어느 구석에서 진리를 일러줄 고도를 기다리지는 못하지만,
늘 출조를 그리고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는 목마른 조사이기에 매일 물가로 달려가지만, 출조 전에는 항상 마음이 들뜨고 흥분이 된다.
오늘은 또 어떤 녀석들과 조우하여 어떤 손맛을 즐길까. 부터, 오늘 같이 낚시를 하게 될 조사님들은 어떤 분일까, 하는 생각까지......
매일매일이 같은 날이 아님에 그때그때의 낚시는 늘 다르며 또 비슷하기도 하고, 하여튼 은근한 기대가 생긴다.
지금도 인스턴트 짜장면 한그릇으로 아침을 대신하면서 오늘의 낚시 계획을 세워 본다. 우선 오늘은 컨디션이 좀 괜찮으니 약간은 긴 대(12척)으로 시작해 보자. 활성도도 좋을 듯 하니 찌도 조금은 무거운 놈으로 쓰고.....
오늘은 늘 앉던 곳이 아닌 생판 딴자리에 앉아 볼까 하는 겁 없는 생각도 잠시는 해 본다. 아니다 다른 것은 다 바꿔서 해 보더라도 자리만큼은 늘상의 내 자리를 고수 하리라. 너무 일찍 낚시터엘 가면 물고기들이 충분한 휴식을 못하였을텐데... 느긋하게 나가야겠다.
말 나온 김에 낚시터에서 만나게 되는 몇몇 꼴불견 들을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첫째 꼴랑 좌대비 만여원 내고 온갖 서비스며 갑질은 다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는 거다. 멀쩡한 자기 두손을 두고 낚시자리까지 가서는 호기롭게 외친다, ' 주인장, 떡밥그릇, 수건, 그리고 커피도 한잔... ' 우리 착한 수달사장님이 서비스 차원에서 바쁘지 않을때면 (바빠도 자주 그렇게 하지만) 가져다 주는 작은 정성을 꼭 찾아먹어야 하는 서비스 인양 당당 하게 요구를 하는 조금은 철없는 조사님들이 가끔 있다는 것이다. 그저 정으로 권하는 단돈 200원 커피지만 분명히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판매하는 물건 중의 하나인데 시도 때도 없이 서비스 커피를 내 놓으라는 뻔지 좋은 분들도 왕왕 있고......
둘째 여러차례 낚시터를 찾아서 이제 제법 얼굴도 익었겠다, 친구처럼 가족처럼 주인장과 스스럼 없는 농담도 한번쯤은 건넬 사이가 되었으니 이제는 내가 이 낚시터의 단골을 넘어서서 터줏대감의 끝자리쯤은 차지 하였겠지 하는 분들이다. 나보다 초보조사가 오면 이것 저것 되도 않는 조언도 하고 또 낚시터 설명도 왕왕 하고... 그러다 손님이 좀 많이 보인다 싶으면 자신의 존재감을 살려보고 싶은 것인지, 입질이 뜸하면 이 낚시터는 내가 제일 잘 안다는 듯 큰소리를 친다 모든 꾼들 다 들으라는 듯이 ' 헤이 이 낚시터에 고기 없다 고기 없어...... ' 순간 좋은 소문을 듣고 어려운 발걸음을 한 가족을 동반한 조사님들 얼굴에는 낭패 했다는 듯한 묘한 표정들이 흐른다 힘들여 왔더니 낚시터에, 그것도 유료 낚시터에 고기가 없다니...... 따박따박이나마 고기를 잡아내고 또 이 낚시터에 얼만큼의 고기자원이 있는 지를 잘 아는 나같은 이는 순간 속이 확 상한다. 저런 악성루머를 스스럼 없이 농담처럼 퍼뜨리다니...... 단골이랍시고 재미 있으라고 농담이라고 던지는 생각없는 한마디에 손님을 정성스레 대접하려던 수달사장님의 마음은 순간 숯덩이가 되고 만다. 누가 그 순수하고 착한 본심을 알아줄 것인가......
샛째 이번에는 정말 아무것도 낚시에 대해 모르는 초보조사님들 이야기 이다. 낚시를 하려면 여러가지 기물이 필요하다. 우선 제일 눈에 뜨이는 낚싯대가 있어야 하고 대가 있으면 줄이 있어야 하고 어신을 전달해 줄 찌가 있어야 하고 고기를 잡을 바늘이 있어야 하고......
딱 요까지다. 초보조사님들의 낚시에 필요한 기물은 딱 요까지 이다. 더이상 뭐가 필요한 지 아는 것이 없다. 찌를 꽂기 위한 찌고무도, 찌고무를 고정할 스토퍼도, 찌와 채비의 밸런스를 잡아줄 추도, 생각 나지 않는 모양이다, 더우기, 낚싯대를 걸쳐둘 앞받침대,뒷꽂이는 아예 상상 조차 못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낚시터에 올라오면, 나머지 필요한 기물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딱 한마디 내 뱉는다. ' 초보라서 아직 장만을 못했는데... ' 혹은 ' 오늘만 낚시 할건데, 사기는 그렇고, 사장님이 좀 빌려주시면... ' 에라이 차라리 신혼여행가서 옆방 신랑에게 마누라 안데려 왔으니 마누라 좀 빌려주시오 하던지, 전쟁터 나가서 내게 총을 쏴 대는 적군에게, ' 내 오다보니 총알을 잊어버리고 왔는데, 남는 총알 있으면 한 서너탄창 빌립시다. ' 이렇게 말하는 것은 어떨까?
예비, 초보 조사님들이여 낚시가 하고 싶고 낚시를 배우고 싶다면 최소한 기초는 어디서 제대로 배우고 오도록 합시다. 뭐가 필요한 지 이 물건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건지 정도는 예습이라도 하고, 준비하는 척이라도 하고 옵시다.
넷째 저도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오시는 조사님들 좋아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스마트폰, 텔레비젼, 컴퓨터 게임 등에 빠지지 않고, 야외로 나와 맑은 공기도 마시고 이름없는 꽃들, 풀들도 보고, 엄마 아빠랑 활동도 하고... 좋습니다. 그래도 기본은 지켜 주셔야 합니다. 원래 자연이란 곳은 온갖 울타리 방벽이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집보다는 위험의 요소가 많습니다. 수심 깊은 물도 있고 바닥이 고르지 않은 마당도 있고, 낯가림 심한 강아지 같은 짐승도 있고...... 그러니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엄마아빠께서 좀 보살펴 주셔야 하는데, 낚시에 매진하다보면 아이들은 이리 우루루 저리 우루루 몰려다니며 자기들의 재미를 찾습니다. 물가에서 떨어져서 그러한 행동을 하면 그나마 덜 위험하고 괜찮지만, 물가에서 그렇게 하면 위험하기도 하려니와 아이들 발자국 진동에 물고기들은 천둥번개가 치는 듯 느끼게 되어 깊은 곳으로 숨어버리게 됩니다. 다른 조사님들의 조용한 낚시에 방해가 되는 것이지요. 더우기 손님에 대한 서비스로 몇개씩 비치하여둔 뜰채를 아이 한명당 하나씩 마치 잠자리채 처럼 들고 다니며 물가를 추썩 거리거나 땅바닥을 벅벅 긁고 다녀 뜰채는 뜰채대로 상하고, 정작 뜰채가 필요한 조사님께는 뜰채는 없고, 고기는 상해나가고.......
내 자식이 귀하면, 무조건 아끼기만 할 것이 아니라, 더불어 훌륭하게 살아갈 멋진 민주시민으로 키워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조금 마음이 아프더라도 어떻게 자라는 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 사회에 대한 사랑, 뭐 그런게 있는 멋진 어른이 되는 길인가 생각 하여 철없는 꼬마조사님들이 잘 알아 들을 수 있게 부모님들이 신경을 좀 써주신다면 더 멋지고 즐거운 낚시터가 될터인데 말입니다.
몸은 피곤하고, 가뭄이 심하여 물걱정도 또한 심히 되고 그런저런 이유로 잠도 오지 않고 하여 헛소리 몇자 적어보았으니, 너무 탓하지는 마셨으면 합니다.
출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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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커스님 잘 계시지요
간만에 좋은글 접해서 좋으네요
낚시터의 에티컷을 조목조목 적어 주셨네요
늘 역지사지의 맘으로 배려하며
저도 한가지를 보태면 담배도 좀 지정된 장소에서
피워 주시고 큰소리로 떠들거나 전체적 분위기에
상반되는 행동들은 자제 해주심 좋지 않을까 싶네요
안출에 손맛들 많이 보세요
옥포랜드 화이팅~~^^
이만프로 공감합니다
이글은 복사해서 모든 유료터의 입구에 걸어두고 오가는이들에게 필독을~~
이 낚시대는 100만원이니 200만원이
이 낚시대는 몇척이 료얄대니
요 낚시대로 고기를 잡으면 힘이 들지 않다니....
낚시는 취미 생활이지 장비 자랑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사람들은
정말 싫고
이것보다 꼴불견은 없다고 보는 1인 입니다
고기 많이 잡는것은 아니라 봅니다
1마원짜리 낚시대로 낚시를해도 자기에게 맞고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으면 그게 좋은 낚시대라 생각 합니다
같은 취미로 낚시터 같다가 장비 자랑질에 스트레스 많이 받는 분들 많이 계실겁니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그 낚시터는 조금씩 마음에서 멀어지죠.....
또하나는 옆 자석에 애기들 있는데 담배피는 인간들
아후~
정말 마음 같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