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행복 해지는 낚시

낚시를 모르는 사람 앞에서 붕어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화술을 모두 동원해서 말해보았자 바보 면하기 어렵다는것을 잘 아니까요. 낚시를 왜 하느냐는 질문에는 항상 같은 답을 합니다. "마음이 행복 해지기 때문에 낚시를 합니다." 행복한 사람의 뒷모습이란 바로 이모습이 아닐까요? 도심을 빠져나와서 시원스레 뚫린 고속도로를 내려서도 2차선 국도를 한참이나 달리고 그곳에서 좁은 시골길을 한참 들어가서 만나게 되는 이런 농촌의 마을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특별한 효능이 있는것 같습니다. 진짜초보님과 사짜님도 그러하지만 특히나 서울에서 오신 낙화님도 동행을 하시는데 그저께의 강수로 상황이 어려워서 출조지 선정에 고민을 하던차에 소류지님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동네앞에 있는 약 6천여평의 평지형 저수지인데 양수시설이 되어 있어서 물마름이 없으니 단번에 대물자원에 확신이 생깁니다. 우안쪽에 약 1500평 정도의 부들수초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수면은 말풀이 듬성한데 곧 마름이 밀생을 할것 같습니다. 이런 멋진 부들밭을 두고 맹탕 비스무리하게 듬성한 말풀대를 쳐다볼 대물꾼은 없을것 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저수지를 한바퀴 돌고 오는데 서울에서 오신 낙화님과 사짜님의 저수지 읽기가 한창 입니다. 부들밭 입구쪽 자연구멍들이 형성된 포인트에 낙화님과 진짜초보님이 자리를 잡고 부들밭 안쪽의 무너미쪽에 사짜님이 청강도로 구멍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무리 찍어봐도 수심이 나오지 않는데 그나마 이곳 말고는 별로 앉을만한 곳이 없습니다. 10.4m짜리 시험용 수초제거기를 시험할겸 이곳으로 정했습니다. 수면위로 구멍을 만들고 청강도를 세워서 한구멍에 20여회를 긁어 냈는데도 특공대를 넣을때마다 퇴적수초가 나옵니다. 수초더미 걸어서 두손으로 힘껏 당기면 용대와 수초가 힘겨루기를 하다가 일순간 수초덩어리가 휙 날아 옵니다. 원치않았던 청강용 허리 시험을 원없이 해봅니다. 특공대를 달아서 부지런을 떨어 보지만 벌써 서산위에 걸린 해는 노루꼬리만큼 남았을뿐인데... 그렇다고 당일낚시에 뻘밭 바닥을 벅벅 긁어낼수도 없고.. 6대를 펼치는데 5대를 월선이로 교체하여 겨우 찌를 세웁니다. 이렇게 찌들은 곳은 구멍에서 10cm만 벗어나면 찌가 잠기지를 않습니다. 받침대 주걱의 방향을 꼼꼼하게 맞춥니다. 뒷꽂이가 꽂아지지를 않네요. 마대자루를 꺼내어서 흙을 퍼담아서 겨우 뒷꽂이를 꽂습니다. 뒷꽂이는 총총 붙여서 꽂아도 방향과 높이만 제대로 맞추어서 대를 펼치면 잠결에 챔질을 해도 엉뚱한 대를 들지않게 됩니다. 찌들은 바닥 덕분에 6대를 펼치면서도 꼴찌를 합니다. 5구멍이 월선이조차도 아래로 내려야 겨우 캐미를 수면 아래로 잠기게 할수 있습니다. '사위 팔뚝 보니 외손자 보기 어렵겠다.'더니 포인트 바닥이 아무래도 오늘 입질 보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물가에 앉으니 마음은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새벽에 살얼음이 끼었다던데 뒤를 막지 않으면 난로-모포가 있어도 추위에 고생을 할테니 파라솔텐트로 요새를 만듭니다. 날이 밝고 사짜님의 포인트로 놀러 가봅니다. "제게 청강도가 있으니 부들이 밀생한 자리에 제가 앉겠습니다."하더니 짧은 시간에 구멍을 이쁘게도 만들었습니다. 항상 부지런한 사짜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덕분에 제가 편한 낚시를 했습니다. 진짜초보님과 낙화님의 포인트 입니다. 부들은 듬성 하지만 바닥이 비교적 깨끗해서 좋은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월척을 통해서 대물낚시를 배우는 중입니다." 하시더니 낙화님의 대편성을 보니 어지간한 대물꾼은 울고 가겠습니다. 낙화님의 8치 붕어 입니다. 새벽 2시쯤에 "팩!" 하는 야무진 챔질소리와 함께 7치를 한 수 하시더니 해뜰무렵에 8치를 땡기셨습니다. 챔질도 아주 깔끔해서 이미 대물낚시 경험이 상당하심을 알수 있었습니다. 진짜초보님 야식후에 차에 들어가서 주무신다더니 콩낚시의 멋진 2단입질에 꼬여서 결국은 밤을 꼬박 새셨네요. 9치붕어로 오늘 장원 하셨네요. 해뜰무렵에 받은 좋은 입질에 정확한 챔질을 했건만 울컥 하고는 이내 빠져 버렸습니다.... 릴리안사가... 낙화님도 입질을 처음부터 함께 보았는데 무지 아쉽더랍니다. 입질이 너무 좋아서... 진짜초보님! 다음번엔 놓친 사구팔을 꼭 품에 안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상당량의 강수 이후 살얼음이 얼 정도의 악상황에 님들과의 동행출조에 걱정을 했었는데 찌솟음을 보았고 건강한 붕어를 만났으니 아주 만족 스럽습니다. 저수지를 추천 해준 소류지님께 감사 드립니다. 일조량이 많은 저수지라서 하루 햇살에도 상당히 회복된것 같습니다. 햇살이 며칠만 더 받쳐주면 월척입질을 보기가 어렵지 않을것 같습니다. 방생을 하면서 튼튼한 사구팔로 성장 하기를 기원 합니다. 밤9시 외기온 10도 수온 16도 자정 외기온 9도 수온 14도 새벽2시 외기온 7도 수온 14도 역시 강수의 악영향으로 수온의 상승은 없었습니다. 밤에 가물치가 도저히 물고기가 내는 소리라고는 믿을수 없을 정도의 소리를 내더니 아침에 부들밭 사이에서 물 울렁거림은 마치 잠수부가 물속을 휘젓고 다니는 것 같은 정도 였습니다. 참붕어 미끼를 달면 혹 어른 다리만한 가물치와 힘겨루기를 하게 될것도 같습니다. * 일 시 : 2004. 04. 28.(음력 3월10일) * 장 소 : 구미시 도개면 용산리(구 가산리)소류지. 약6천평 평지지 *수위및 포인트 : 만수위. 둑 우측의 부들밭 입구쪽 * 동 행 : 진짜초보님, 낙화님, 사짜님 * 날 씨 : 이틀전 상당량의 강수가 있었으며 출조일 새벽에는 살얼음이 얼 정도로 추웠음. * 채 비 : 유동채비(원줄 써미트5호, 목줄 케브라5합사, 이세11호 외바늘11-13cm) * 조 과 : 9치,7치 각 1수(진짜초보님). 8치,7치 각 1수(낙화님) * 미 끼 : 콩, 새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