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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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날씨에 엽기적인 월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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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8일 토요일 "퍼뜩 준비해라, 현이 올시간 됐다" 아내를 제촉하며 이것저것 밤낚시에 필요한 것들을 챙깁니다. 모처럼만에 고향(의성)에 일이 있어서 가는 날입니다. 낚시에 미쳐 사는놈이 살기엔 너무나 고인물이 없는 태백에 직장땜에 이사 온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한달에 끽해야 한두번 어머니 계시는 고향에 가는날이 나에게는 최고의 시간이 아닐수 없습니다. 아침에 퇴근하는 특이한 직업인지라 퇴근하자마자 출발하고 싶었지만 딸아이 학교 다녀올 시간을 기다려 12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을 합니다. 붕~ 두시간 반을 쌔가 빠지게 달려야 도착하는 고향집. 출발부터 영 날씨가 아닙니다. 일기예보에 주말에 비온다더만 그눔 일기예보는 틀리지도 않습니다. '이래서야 수온이 내려가서 낚시가 되겠나.." 가면서 내내 낚시걱정뿐입니다. 높은 재 하나를 넘으니 비가 서서히 잦아들더니 더이상 내리지 않습니다. '그려, 이정도면 낚시는 할수 있겠다...' 신나게 달려 안동에 다다르니 에고에고 이눔 비가 억세게 내립니다, 다시. 겨우 두시간 반만에 집에 도착해서는 밥부터 한숟가락 뜨고 망설임 한판이 시작됩니다. '후두두둑..' 조금의 그칠 기미도 없이 굵은 빗방울이 계속해서 떨어집니다. '이렇게 비가 와서는 대는 펼수 있겠지만, 수온이 내려가서 영 조황은 아니올시다 일꺼야...' 잠시 주저주저 담배한개피를 다 피우는 순간 '까지꺼 조타, 이런 엽기적인 날씨에 엽기적인 놈들이 일직일지도 몰라' 드디어 결심을 하고 내리는 빗속을 달려 출조를 감행합니다. 우선 탑리에 들러 새우랑 겉보리를 사서 어디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아까 오면서부터 생각했던 나부골지와 나만의 소류지중 선택에 들어갑니다, 나부골지로.. '분명 이런날은 저수지에 아무도 없을거야, 것도 토요일 세시니 직장인들도 아직 마치지 않았을꺼고..' '나부골지 최고의 포인트에 가서 거기 비어있으면 거기서 하고, 아니면 나만의 소류지로 간다.' 이렇게 맘 먹고 페달을 밟아 나부골지에 도착하니 역시 생각대로 아무도 없습니다.히히 '그려, 역시 이런 날씨에 낚시하는 미친놈은 나뿐이구나..키키' 서둘러 이것저것 짊어지고 포인트로 갑니다, -우안 나무밑포인트- 이곳은 준설을 하지않아 유일하게 줄풀이 빽빽하게 자리잡은 나부골지 최고의 포인트죠.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피하기위해 우선 파라솔부터 펴고 대를 널기 시작합니다. 우측부터 2.5, 2.5, 3.6, 2.9, 3.2, 3.2, 2.9 이렇게 일곱대를 나름의 계산하에 널고 일단 옥수수 세알씩 달아서 해가 지기를 기다립니다. 주룩주룩 비는 계속 내리고 파라솔텐트까지 치고 완전 무장까지 끝내니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하는군요.. 지난 장마때... 저 못지않은 골수꾼 동생과 나부골지에서의 빛나는 조과가 생각납니다. 밤 9시부터 받기 시작한 입질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7,8치 50여마리를 새벽두시까지 끌어내다가 옥수수 한통 다 쓰고는 지쳐서 퍼져버린 내 생애 최고의 대박조과... 담날 아침에 동생에게 가보니 거긴 더 가관인게 그놈은 60여마리를 잡아놨더군요.. '그래 그때도 전혀 될것같지 않은 분위기에서 그런 대박을 터트렸었어...' '아마 오늘도 날씨가 이래서 전혀 될것 같지 않은 분위기이니, 어쩜 이런날 먼일을 낼지도 몰라...' 날이 저물어갈때쯤 캐미를 꺽고 새우로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새옥새옥새옥새' 워낙 옥수수빨이 잘 듣는 저수지이니 가을이지만 새우랑 5호 바늘에 옥수수 네알씩으로로 갑니다. 어느덧 사위가 어두워지고 역시 날씨가 그래서인지 찌는 새우에만 가끔 깔짝거리는 잔챙이 입질만 있습니다. '잔챙이들이 이렇게 움직이는걸보면 수온이 내려가서 안될꺼같진 않은데...' 다행히 어둠과 함께 빗방울이 잦아들어서 어느새 보슬비로 바뀌어 있습니다.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열심히 찌불을 쳐다보는 중에 약간의 움직이 다른 3.2대에 시선이 고정됩니다. '저건 옥수수를 달아놓은 건데...' 살짝 올리다가는 다시 제자리로 가길 몇번을 반복하던 찌가 드디어 오르기 시작합니다. 한마디 두마디 세마디.. 옥수수미끼는 다 올려서 꺼떡꺼덕할때 당겨야 제걸림이 된다는걸 지난 출조에서 익히 알고 있던터라 당연히 끝까지 올려서 꺼떡일꺼라 생각했던 찌가 세마디를 올리더니만 멈춤과 동시에 내려갑니다. '엇' 무심결에 아니다 싶으면서도 당겼으나 역시나 멜롱입니다. 얼른 미끼 새로 끼워서 던지고 다시 쪼으기 한판에 들어갑니다. 좌에서 우로...우에서 좌로... 그때 동생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안되제?" "그래, 안된다. 수온이 내려가서 안되는갑다." "몇대 깔았노?" "일곱대" "저녁은 문나?" "아니 있다가 집에가서 먹고 올려고.." "춥지는 않나?, 비는?" "응, 비는 그쳤고 그래 춥지는 않네.." "알았다. 잡으마 저나해라" "오야." 점심을 늦게 먹어서 배는 아직 고프지 않고 초저녁 혹시 모를 입질을 기다리느냐 아님 한숨자고 새벽타임을 노리느냐 갈등에 들어갈 무렵 갑자기, 느닷없이 제일 믿음직스러웠던, 구멍에 넣어두었던 3.6대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보무도 당당하게 솟기 시작합니다. '스물스물스물마흔마흔마흔~~~~' 이미 손은 낙싯대를 잡고 있고, 정점이다 싶을 찰나 비스듬히 내려가는 찌를 힘껏 쳐올립니다. '첨버덩~~' 챔질에 보인 놈의 실루엣은 무조건 월척이다 싶습니다. 일단 초를 넘긴다음 약간의 방심한 틈을타 다시 자맥질치는 놈을 있는힘껏 뒷꽂이까지 당겨내니 이내 슬슬 달려나옵니다. 침착하게 줄을 잡고 뒷꽂이 사이로 놈을 끌어내어 손에 잡으니 월척은 틀림없고, 32~3은 될것 같습니다.ㅎㅎ 이렇게 쉽게 월척을 하니다..ㅎㅎㅎㅎㅎ 혼자 실실 웃으며 콩닥이는 가슴을 진정하며 망태기를 꺼내서 놈을 조심스레 모신후에 물속에 퐁당~ 시계를 보니 8시가 채 못된 시간입니다. '오늘 먼 일 낼라카나...초저녁부터 월척이 올라오노...' 동생에게 전화해서 자랑부터하고는 다시 쪼우기 한판에 들어갑니다. 그로부터 두세시간 뒤 멋진 찌올림에 8치 한마리 더 하고, 다시 새벽 두시쯤 깜빡 졸다가 대를 차고 나가는 놈으로 8치 한마리 더 추가하고 기대했던 대물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올해 마지막 출조가 될 것 같은 출조에 그래도 월척 한마리에 멋진 찌올림까지 봤으니 나름의 기쁨은 맛본 그런 조행이었습니다. 첨 올리는 조행기라 영 재미도 없을텐데 긴글 읽느라 고생하셨구요. 어렵게 사진 찍어서 올리는 거니 눈맛이라도 보세요.. 항상 조행기를 보며 감사하고 있던터라 보답하는 의미에서 올린 어설픈 조행기였습니다...^^ 내내 행복한 조행 되세요...^^

다시 봐도 불쌍항 고기...
황금비늘님...조행기 수정하고 내 댓글 날려먹고...
다시 쓰게 하고...ㅜㅜ

내 댓글 돌려주세요 흑!
황금을 낚어 셨군요^^*
다시한번 축하 드리옵고요.
그놈고거 아무리봐도 오리지날 토종붕어 같은데.
나부골지가 대물은 대물인갑네요.
조행기 잼나게 보고 갑니다.
고향 자주 오세요~~~~~~~^^*
황금비늘님 조행기 잘읽었습니다
초저녘의 월척이 좋은밤으로 이어져서 8치로 마감하셨네요
월척 축하드리고요 감기는 걸리지않으셨는지요
좋은하루 되세요
황금비늘님!
월척으로 한해를 마감하셔서 더욱 기분이 좋겠습니다.
축하드리고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낚.선님 우리도 나부골지로 갈 걸 그랬나?
월척 축하드립니다.
그래도 날씨가 좋지않은데도 불구하고
손맛과 함께 월을 하셨다니 반갑네요.
계속해서 더큰넘으로 조행기 기대해 봅니다.
황금비늘님 재밌는 조행기 재밌게 읽고 갑니다..^^

초저녘 월척 참말로 기분이 좋습니다..ㅎㅎ

저도 예전에 초저녘에 잡았는데....
조행이 훌륭합니다
출조는 그렇게 감행되지요 프로조사가 아닌 바에야 석양에 대 들고 집나설 수야 없겠조 그래서 더욱 아쉽고 (꽝 일땐 더욱 아쉽고) 또 기다리고....
기다림 뒤엔 기회(당연한 결과)가 오고 ....삶 전체가 즐거움으로 연결되는거 아이니껴 안전운행 하시고 즐낚하이소
왔따메.... 먼 워리가 초저녘부터 붙나용?...
여틈 ㅊㅋㅊㅋ
정말루 감축 드립니다 언제나 즐낚깨낚하세요
황금비늘님 수고 하셨습니다.
나부골지는 비 오는날 입질확률이 높은것 같습디다.
황금비늘님께서 시간이 많이 나신다면
광현-탑리쪽의 멋진 소류지들이 자주 등장할것 같습니다...ㅎㅎ

(좋은글)란에도 계속 흔적 남겨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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