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행의 마전지...근사한 선물

점심시간 내내 행복한 고민에 빠집니다. 그건 바로 출조지 선정이라는...... 낚시꾼에게 있어 어쩌면 가장 즐거운 고민일것입니다. 배수가 전혀없는 두자리 남짓의 소류지로 갈까? 수위가 70% 일때 낚시가 잘되는 군위의 한 저수지? 이도 저도 아니면 지고 메고 산속으로 걸어가볼까? 신령의 한 소류지로 가닥을 잡고, 데스크에서 얼큰한 김치찌게 2인분 담고, 겉보리, 콩 챙겨 나서는 심정은, 늘 가는 낚시지만 마냥 어린시절 소풍의 느낌입니다. 안계권으로 나가신 물사랑님과의 통화에서 의성 마전지의 붕어들이 움직이는것 같다는 말씀에 화보로 담아보기로 하고, 의성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마전지로 향하던길에 모내기가 끝난 논들이 지나갑니다. 마전지 둑방이 정겹게 다가오고 초행의 수면이 궁금해집니다. 상류에서 바라본 전경인데, 사진왼쪽 중류 밭밑에 포인트를 잡았습니다. 상류에는 벌써 세 조사님이 대를 펴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오신 연세 지긋하신 조사님인데, 월척을 하시면 흔쾌히 사진촬영에 협조하신다며, 허허 웃으셨습니다. 중류 ~ 상류까지 전수면을 빼곡히 채운 마름과 수세미풀입니다. 중류에 자리잡고 청강도로 마름을 좌우로 제쳐가며 듬성듬성 여덟포인트를 만들었는데, 찌를 세우면 금방이라도 대물이 등지느러미를 내놓을것 같습니다. 청강용 2.2 ~ 3.2 6대, 엑설런트 골드2 2.5 , 2.9 모두 여덟대를 곱게 펴 놓았습니다. 동행하신 금빛사랑님의 자리인데, 이곳역시 마름과 물속 말풀이 어우러져 좋은 포인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녁을 먹고 자리로 들어가 여덟대 모두 콩으로 달고 포인트에 대선이를 세워 놓았습니다. 길게 뿜는 담배연기속으로 토종개구리소리가 정겹게 귓전에 다가옵니다. 황소개구리의 짓궂은 소음만 듣다가 모처럼 어릴적 듣던 뽀드득 뽀드득 고향의 소리였습니다. 초행의 저수지라 궁금한게 많아 그런지 잠은 오질 않는데, 자정넘어까지 찌불의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깜빡 졸고나니 새벽 한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콩을 든든하게 달아놓았기에 그대로 두고 조용한 기다림속에 새벽두시를 조금 넘은시각...... 맨 왼쪽 2.2칸 찌불이 스르르 세마디를 올려 한번 꺽고는 쭈 ~ 욱 찌톱을 끝까지 다 올렸습니다. 초저녁부터 기다린 반가운 찌올림이지만, 그래도 한박자 쉬고 두손으로 힘껏 챔질했는데 이내 여덟치 붕어가 받침대앞에 떨어집니다. 밤이 짧아 금새 어둠이 서서히 걷혔습니다. 초저녁 한번 예신을 준 오른쪽 끝 2.4칸 희미한 찌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정면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그새 2.4칸 찌불이 쭈~욱 끝까지 올라옵니다. 쉼호흡 한번하고 또 두손으로 힘껏 챔질합니다. 조금은 묵직한 넘이 이내 마름위에 누워 미끄럼을 타고 받침대앞까지 왔습니다. 뼘 칫수로 턱걸이는 되어보였습니다. 훤히 날이 다 밝고 붕어를 계측기에 올려 보았습니다. 31.5cm 와 여덟치 붕어입니다. 498을 만날때까지 모두 방생...... 수면의 마름위에 곱게 놓아줍니다. 동행하신 금빛사랑님이 찌올림을 못보신게 참으로 아쉽습니다. 흐드러진 오디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마전지...... 초행의 낚시꾼에게 흡족한 두번의 찌올림...... 거기다가 월척까지 선물해준 마전지가 참으로 근사하게 느껴집니다. * 일 시 : 2004. 06.09 * 장 소 : 경북 의성군 봉양면 마전지 * 포인트 : 좌우안 중상류. * 동 행 :청수회 금빛사랑님 * 수 심 : 80cm ~ 1m20cm * 채 비 :유동채비(원줄 5호, 목줄 케브라5합사, 이세11호 외바늘) * 조 과 :31.5cm , 여덟치 각각 한수 * 미 끼 : 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