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을 보내며
靑竹
아, 벗님이여 창공의 메아리로 남은 우정은 두어 말 가슴에 묻어두고
내 아직 님을 보내기가 허락되지않음은
중추가절 어느 날 그리움에 일어나 목메어 우는 산
안개 덮인 가슴에 귀 기우려 보았는가
하, 들리는가 낯선 발자국에 놀라
산등성이 건넌 바람에 떨고 보리암의 절개
눈물겹게 지켜낸 청죽은 섧다
길 따라 나선 이들의 행로가 갈라지는 이정표
잠시 멈춰서 자신을 돌아다 본다
발아래 운해에 휩쓸린 세파를 모른다 하고는
기암괴석 올라선 초로의 명경지심은
더러는 살아서 알지 못할 것 같은 인연들이
물고기 비늘처럼 떨어지는 추월산
내 삶의 깊이를 더한 꽃 한송이를 바친다
님은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사슴의 눈빛을 하고
바람 속에 몸을 의지하고 떠나더구나
춘설에 화사하게 핀 철쭉 고개를 숙이고
잎새에 맺힌 이슬이 그리움처럼 굴러 떨어진
산의 눈물이 모여 빈 술잔을 채운다
아, 님이녀 가는 곳마다 바람 속에
잔 나뭇가지 붙들고선 아직도 님이 그립다
※박진수님의 시를 펌하여 개사했습니다.
벗님을 보내며
-
- Hit : 2480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2
그대를 보내며 안티까워
이밤 이렇게 홀로 지새워야
할것 같네 잘가시게
그분도 즐거이 가실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