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얼굴도 모르는 그녀와 술한잔 하러간다
다시금 생각나는 그녀의 말
"**역 개찰구 앞에서 서로 알아보면 만날수 있다"
"그래 석달동안 매일 서너시간씩 통화하고 편지 주고 받았으니 알아 볼수 있을거야."
서로 못 알아보고 못 만나면 그 또한 우리의 인연인게지.
어느덧 낮선 도시에 기차는 멈추었다.
태어나 처음 가보는 지방 대도시
개찰구 검수원에게 표를 건내고 연신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얼굴도 모르는데 말이다....
왼쪽 벤치에 키큰 아가씨가 눈에 뛰었다.
긴 검은생머리에 흰와이셔츠, 검정 정장바지 책을 읽고있다.
엄청난 미인이다.
저 아가씨 였으면 그러나 희망사항일뿐 그녀는 책만 바라보고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뚜벅뚜벅 입구로 향했다.
"입구까지 가서 아무도 못 만나면 혼자 역근처에서 술마시고 다시 올라 가야지"
역 입구에 다 다달았다.
"휴.....어디서 한잔 마시나 왕복표를 끊어서 시간이 5시간 가량 남았는데...."
무었 때문인지 뒤 돌아 보고싶다.
저 멀리 벤치에 앉자 있을 아가씨가 바로 내 뒤에 있는것이다.
내 눈을 말똥 말똥 처다본다.
"정권씨!"
생머리 아가씨는 펄쩍 뒤며 나를 포웅 한다..
"왜 그래요 사람들 많은데?"
"우리 서로 외국사람 아냐? ㅋ"
난 그녀를 포웅하고 웃고 말았다.
두달을 넘게 서로 외국인이라 생각하고 되지도 않는 영어로 대화를 한 사이니 말이다.
어떻게 나를 알아 보았냐 물었더니
"서울 촌놈이 낮선 도시에 두리번 거리는 남자는 정권씨 혼자였어"
내 손을 덥썩 잡은 그녀는
"쌍둥이 잘 맞기고 왔지? 어디로 갈까? 여기 처음 이라 했지?
큰키 만큼 성큼성큼 나를 이끌고 간다.
젊은 남여로 왁짝지걸하는 소주방
"내가 자주 오는 곳이야"
"근데 나보다 한참 어린데 반말을 하시는 건...."
"우리 석달넘게 반말 했잔아 새삼 왜그래?"
"아 그런가? 근데 너 몇살인데?"
"21살 정권씬?
"ㅜㅜ 나 30살"
"뭐 어때 우리 친군데 나이가 뭔상관 우리 오늘 술마시기로 했잔아"
그동안 서로에 아픔만 이야기하고 정작 서로의 나이 직업 그런건 몰랐다.
그녀는 그도시 대학에 일어일문학과 2학년 오빠 하나있는 막내
집은 인근 도시라 학교 근처 원룸아파트에 있다한다.
그날 처음 알았다.
회를 좋아한단다.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에게 제일 좋은 고급 일식집으로 가자 했다.
기분좋게 한잔 하다보니 어느덧 가야할 시간이다.
지금 일어나야 끊었던 기차에 탈수있다.
"오늘 자고 가면 안되? 쌍둥이 때문에 가야되?"
"그건 아닌데...."
"그럼 더 술마시고 자고가 내일 나랑 내가 다니는 학교도 가보고"
우리는 근처 호텔로 향했다.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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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고뇌를 느껴으리라 짐작됩니다
나또한 비슷한경험을해보았던 사람인지라
그때의기억을다시 떠올려보고 생각해보아도
그때로돌아간다면 지금이순간에도소주1병 먹을시간이있어야되리라봅니다 술(좋아) 호털(안좋다)
군에 가기전 야간대 다니면서 직장 생활
제대후 걸려온...
거래처 아가씨...
억새도 갈바람에 고개숙이는
10월 마지막밤
막차는 끊기고...
세월이 흘러 메신저에 친구로 들어온 그녀
이틀밤을 잠시 그때의 상념으로 잠시 설레이던..
추억은 추억으로 서로가 남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