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역사이야기(홍역관) 6부

/ / Hit : 4798 본문+댓글추천 : 0

3. 보은(報恩)의 구름다리 부인이 안으로 들어가더니 비단 7필을 들고 나왔다. "제가 혹여 아버님의 은혜를 잊을까 염려되어 와신상담(臥薪嘗膽)하는 뜻에서 비단을 짰습니다. 비단을 짜지 않는 날은 아버님의 은혜를 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도 비단을 짜지 않고는 잠자지 않았습니다. 그냥 비단을 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보은(報恩)이라는 글자를 새기며 짰습니다." 방안에 펼쳐진 비단에는 온통 보은이라는 글자가 아로새겨져 있었다. 모든 비단은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이제야 비단의 임자를 만났으니 죽어도 여한(餘恨)이 없습니다." 홍역관은 석성의 집에서 귀한 대접을 받으며 두루 중국 땅을 구경하는 동안에 돌아올 기일이 되었다. 홍역관이 석성에게 말했다. "사위! 내가 떠나올 때에 우리 임금과 약속한 것이 있는데 사위가 도와줘야 겠오." "종계변무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헌데, 대명회전은 서책(書冊)이라 고치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본관(本官)이 책임지고 수정할 것이니 조선왕에게 반드시 고친다고 말씀드려도 좋습니다." "고마우이, 임금이 크게 걱정을 하시는 일이라서... 자네만 믿고 그리 보고를 하겠네." 드디어 돌아오는 날이다. 부인이 전날부터 잠을 자지 않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버님! 저희랑 같이 여기서 삽시다. 제가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나도 조선에 처자(妻子)가 있으니 돌아가 봐야겠구나. 네가 이렇게 성공한 것만으로도 나는 기쁘다. 너의 관상이 참 좋았느니라." "조선의 가족을 모시고 오소서. 같이 살면 더 좋지 않습니까?" "나라가 다르고, 또 나는 나의 임금이 있다. 또 만날 날이 있을터이니 그리 슬퍼하지 말아라." 홍역관이 대문 앞을 나서자 석성이 말 한 필을 끌고 와, "먼 길이니 타고 가십시오." 하고 말했다. "신분에 맞지 않게 말을 타면 남이 웃을 일이다." 하고 사양했다. "이 비단은 제가 짠 것이오니 가지고 가셔서 저 보듯이 하십시오." 하고 부인이 비단 7필을 실어주었다. "난 이미 너를 본 것만으로도 만족하다." 하고 받지를 않았다. "이 보화들은 아버님의 옥고와 귀양살이에 비교하면 만분의 일도 되지 않지만 제가 성의로 드리는 것이니 가지고 가십시오." 부인은 이미 7바리의 보물을 말 등에 실어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다. 분에 넘치는 보물을 받을 수 없다." 홍역관은 아무리 권해도 받지 않고 대문을 나섰다. 바람에 도포자락을 펄럭이면서..... 석성이 하인들을 불러놓고 말했다. "너희들이 이 마필(馬匹)을 책임지고 수송하라. 만약에 은부가 받지 않거던 조선까지 가지고 가라." 조선으로 돌아오는 사신들의 뒤를 쫒아 7바리의 보물과 비단을 싣고 석성의 하인들이 따라 오고 있었다. 하인들이 틈만 나면 홍역관에게 보물을 받아달라고 사정을 하였다. 그래야 그들도 집으로 돌아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홍역관이 들은 척도 하지 않으니 이번에는 사신일행에게 홍역관을 설득시켜달라고 부탁을 하여 모든 사람들이 홍역관을 달랬지만 모두가 소용이 없었다. 드디어 일행이 압록강가에 다다랐다. 국경을 넘을 수 없으므로 하인들은 말을 강가에 매어두고 돌아가 버렸다. 설마 홍역관이 말을 거두어 갈 것으로 생각을 했다. 그러나, 홍역관은 말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강을 건너와 버렸다. 멀리서 숨어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하인들이 하는 수 없이 다시 배를 구해서 강을 건너 따라 왔다. 조선땅에 들어서자 파발마가 급하게 달렸다. "전하, 이번 주청사로 간 사신들이 종계변무를 해결하였다고 합니다. 홍역관이 몇 해전에 공금을 횡령한 것은 횡령이 아니고 청루에서 어떤 여자를 구해 주었는데, 그 여자가 예조정랑인 석성의 부인이 되어서 모든 것이 잘 해결되었고, 부인이 7바리의 보물을 선물로 주었는데 홍역관이 받지를 않아, 하인들이 말을 끌고 압록강을 건너 따라오고 있다 하옵니다." ---투비콘티누드---

허~!
홍역관이 좀 너무 하는구먼...현재까지는
비단 정도는 받아 들여야지...
하여튼 홍역관의 인품과 부인 끊을 수 없는 인연인 듯 합니다.
사람과 사람!
생각이 깊어집니다.
스토리전개상 이제 라스트 클라이막스에 다달았지 싶은데~~
맞죠 어뱅이님~
요즘 스포츠 조선 타짜만화보다 더잼나게 읽고 있슴다 *^^*
빨리 다음편 보고 싶군요 ..
4백년전의 일이지만
이국만리에서 행한
홍역관의 태도는 참으로 늠름했고
비록 중국인이지만
신망이 두텁고 결초보은하는
은혜입은 자들의 모습 또한
아름답습니다.

안동 어뱅이님!
예나 지금이나 '뇌물의 길'이 능사인 세태에
순수함이 이기는 시원한 글을 올려주셔서
감명이 큽니다.

포항 홈으로 놀러가겠습니다.
내일부터는 조금 아주 쬐끔 더워진답니다.
건강한 여름 나십시요,.

낚군님!
비단을 받을까요? 예, 그럼 받도록 하겠습니다.

육자님!
이을까요? 마칠까요? 예, 그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리수님!
순수해야겠지요? 예, 우리의 홍역관 끝까지 순수합니다.
퐝으로 놀러 오세요.



2024 Mobile Wolch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