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맘 때의 일이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시기, 밖의 기온과는 달리 수온은
오르고 밤낚시에 몸살을 앓으면서도 물가로 달려가 대편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시기.
새벽녁 저수지 전체를 감싸고 도는 물 안개가 가물가물 짙어지면 바람에 의해 골짜기를 따라 뜨거운 공기가 떠밀려 간다.
그 풍경에 패닉에 빠져 버릴 때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물
안개의 형체가 무중력 공간을 떠다니는 영혼처럼 보이기도 하는 착각 때문이다.
상류의 낮은 수심과 수초지대로부터 시작되어 어느새 자
욱해지는 물안개가 흐르는 것을 졸음에 겨워서 혹은 졸다가 흐리멍텅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희미하고 뿌옇게
흩날리고 있는 안개의 입자가 만들어내는 묘한 형체,
물 위를 걷고 있는 미지의 존재!!!!
점등된 화학캐미가 불씨를 잃고 빛이 가리워져 제 본래의
모습을 깡그리 잃어버리면 못 가 반대편 조사가 켜 놓은
전자케미의 푸른 불빛에 적잖은 부러움과 약간은 이제 화학케미는 버려야지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인가 내가 한 저수지에서 만난 사내의
뜻밖의 이야기로 인해 나는 전자케미에 대한 일종의 트라
우마가 생기고 말았다.
낚시터에서 만난 인연이란 동질감을 가지게 되는 만남,
낚시라는 공통의 취미와 함께 커피 한 잔과 이런 저런
정담을 나누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면 유독 저수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게 되는데 사내로
부터 듣게 된 실화는 소름이 끼치고 오싹한 이야기였다.
사내는 정출모임을 하는 조우회가 있다고 했다.
일행들과 음성의 모 저수지로 출조했을 때 새벽에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오늘 밤처럼 물안개가 짙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새벽까지 조우회 동지들은 입질도 없고 해서 부어라 마
셔라 하고 자신만 낚시를 했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전자케미를 사서 사용한 날이라고 했다.
안개 속에서도 뚜렷하게 보이는 전자케미가 만족스러웠고 유난히 밝은 푸른색으로 8대를 대편성 했는데
그날따라 입질은 단 한번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벽을 넘어 3시쯤이었나
다들 캠프에 모여 더러는 차에 들어가고 서 너명이 마지막까지 두꺼비를 조지며 웃고 떠들었고 그들과 조금 떨어진 채 사내만 낚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집중했다고 했다.
짙어지는 안개 속에서 네번 째 전자케미가 요동을 쳤다고
한다. 그런데 분명 파란 전자 케미가 물 속에 푹 잠기더니 올라오는 순간엔 빨간 전자케미로 바뀌어 버렸고
그게 입질도 없는데 술 마시러 오라고 불러 몇 잔을 연거
푸 마신 이후에 다시 자리로 왔기에 사내는 헛것을 본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찌가 수면 위로 돌출 될때 까지도 그냥 멍하니 구경만 했다고 한다.
전자캐미가 입질을 표현할 때 그 특유의 강한 눈부심은
자다가도 바로 인지할만큼 선명하게 보이는 법인데 분명
낚시점에서 사온 것도 푸른색이었고 붉은 색은 섞일 이유도 없었으며 그리고 처음으로 전자케미를 쓰는 날이었기에 자신이 술에 취했나 사내는 생각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몇 분도
되지 않아 6번째의 케미가 분명 물 속에 잠기기 전에는
푸른색인데 올라올 때는 다시 붉은 색이 되더라는 것이다. 겁도 나고 이번만은 그래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찌뿌리까지 찌가 올라오는 순간 무지막지하게 챔질을 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고 오히려 앞쪽으로 힘이 쏠려 넘어
질 것 같았고 고개를 들어 도움의 손길을 구했지만 부어라 마셔라에 바쁜 일행들은 아무도 그걸 눈치 못챘고
사내는 혼자 낑낑 대며 어떻게든 대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바둥바둥 거렸다는 것이다.
물 속으로 자신을 끌고 가고 있는 붉은 전자캐미,
이러다 진짜 빠져서 죽겠다 싶어서 고함을 쳤는데
술에 취한 이들이 듣길리 만무했고 자신만 그 상황에서
죽으라 용을 쓰며 원줄이 터지기만 기다렸는데
왠걸 계속적으로 끌려가기만 할 뿐
그렇게 잘 터지고 빠져버리던 바늘조차 사내의 완력에도
끊어지지 않고 사내를 계속적으로 물 안으로 당겼다는
거였다.
두려움과 공포가 엄습하고 혼자 발버둥치다가는 익사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잡고 있던 대를 놓으려 했지만
낚싯대조차도 5초본드를 발랐는지 떼지지를 않고
자꾸만 끌려갔고 진짜 죽을 힘을 다해서 팔뚝으로 모자의 캡라이트를 켜고 실랑이를 벌였는데 캡라이트의 불빛이 종잡을 수 없이 비치니까 그제서야 술판을 벌이던 일행 중 한 사람이 대물이라도 걸었는 줄 알고 달려왔다고 했다.
죽음직전에 구사일생이었다.
신기한 것은 다른 사람이 달려오자 원줄이 뚝 끊기고
찌는 잠수해 버리고 낚싯대에서 손도 떨어졌다는 거였다.
물론 그 사내의 이야기는 일행 누구도 믿지 않았고
괜한 허풍으로 매도될 뿐이었다.
파란 전자케미가 빨간 전자케미로 바뀐다니 미친 놈 취급을 받지 않은게 다행이었을까!!!
나 역시 사내의 허풍이 아주 그냥 쫄깃하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저 우스개소리일 뿐이라고....,
생각해보라!!! 파란색이 빨간색으로 바뀌는 새벽무렵
짙은 물 안개 속에서 물 위로 올라오는 찌불의 무서운
풍경을...... 고기는 둘째치고 기절하지 않으면 그 얼마나
강심장인가를!!! 알코올이 벌인 착각이라기엔
사내의 목소리는 그 얘기를 하면서 심하게 떨렸고 흥분
을 감추지 못했으며 몸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저수지 12대의 푸른 전자케미의 깔맞춤
예신이 오고 본신이 들어오는 순간
수면 위를 붉은 피빛으로 물들이는 그때
월님들은 옳다구나 챔질을 하겠습니까!!
그 사내의 이야기로 인해 난 요즘도 저수지 건너편의
다른 조사들이 밤낚시에 불밝힌 푸른 전자케미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어느 순간엔 색깔이 붉게 변할거라고 특히 홀로 독조시에 말이다!!!
전자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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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모자란 잠을 자러 쌩~하고 가요 ㅋ
흐~미
오싹 하네용 ~~~
한번더 읽어보고는
나 오늘 낚시 가는디~~~~책임지소^^
있는 제가 진짜 대명 '꾼들의 낙원'일까요??? ㅋㅋㅋ
오늘 낚시 가시면 입질 무쟈게 보실 겁니다.
화이팅하시고요
새변 3시엔 찌불을 보지 마세요
화학케미도 빨간 케미로 바뀔 수 있어요
텨====333( ^_^ )/
스마트케미 한 번 검색해 보아요~
푸른 빛이 입질오면 빨갛게 변한다는...^^;;
스마트케미 일껍니다 .
붕어하늘에 파네요
가격이 바싸서 ...
나야 낮에 봤으니 -- 모 ~~~~ 3/1 개도 안무셔요 ㅎㅎ
근데 이것은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들은 이야기를 풀어 놓은 건데요^^
예신이나 올라오면 빨간색으로 바뀌는 것으로
쓰고 있는데 딴짓하다가도 불빛이 변하니
시인성이 좋아 이것만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