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곧게 설수록 좋다
찌는 포인트 유지기능도 맡고 있다. 한 포인트에 계속해서 미끼나 밑밥을 내려주어 한 자리에 포인트를 유지시키는 역할이다.
채비가 다소 멀리 들어갔다 싶으면 낚싯대를 슬쩍 당겨놓음으로써 계속해서 한 자리에만 미끼가 내려지게끔 유도한다.
반대로 원래의 포인트에 채비가 약간 못미쳤다 싶으면 대를 살짝 밀어주어 제 포인트에 채비 및 미끼가 떨어지게끔 방향을 잡아주기도 하는데, 이처럼 봉돌과 채비의 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찌다.
이와 같이 찌는 포인트에 떨어지는 미끼·채비를 투척지점으로 유도하고 정확한 포인트 파악을 위한 지표가 되며, 채비·미끼가 항상 같은 자리에 오게끔 기준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찌의 예민성과 표현력 못지 않게 중요한 ‘포인트 유지기능’이다.
다음으로 찌의 ‘가시성(可視性)’을 빼놓을 수 없다. 찌올림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찌톱은 선명하고 마디마다 잘 보여야’ 한다. 잘 보여야 한다고 해서 톱이 너무 굵거나 몸통이 지나치게 큰 찌는 기능성이 떨어진다.
찌는 무게가 적게 나가고 부피도 작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부력은 될수록 커야 한다. 상반된 이 두 가지 요소를 한 몸에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낚시인의 고민은 시작된다.
아울러 찌톱은 잘 보이면서도 무게와 부피가 거의 없는 것이라야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상일 뿐이지 그와같은 소재의 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가늘 만큼 최대한 가늘되 잘 보이는 톱이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상반된 두 가지 요소가 서로 최대의 효과를 갖는 범위 내에서 적당한 합일점을 찾아낸 찌라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상의
①입질변별력
②입질 전달 기능
③입질 표현력
④직립성과 미끼 및 채비 수직입수 기능
⑤투척기능
⑥유영층 탐색기능
⑦포인트 수심 파악기능
⑧포인트 현장정보 수집기능
⑨떡밥의 상태와 떡밥이 바늘에 붙어있는지를 알려주는 ‘떡밥의 분해도 고지(告知)’기능
⑩포인트 유지기능이야말로 찌에 부여된 10대 역할과 기능이다.
그런데 ‘찌’는 무엇을 뜻하며 어디서 비롯된 용어인가. 찌라는 말은 ‘띄운다’는 말의 어간 ‘띄’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즉 띄우다의 어간 ‘띄’ 또는 ‘뜨다’는 의미의 ‘뜨’에 대명사 ‘이’를 붙여 ‘띄우는 것’이라는 의미의 ‘띄+ 이’ 띄’에서 ‘띠’가 나왔으며 이것이 구개음화를 거쳐 현재의 ‘찌’가 되었다고 보는 발생설이다.
‘뜨다’라는 용언의 어간 ‘뜨’에 ‘이’가 결합한 ‘뜨+이’에서 ‘띄’가 나왔고 ‘띄→띠 →찌’로 변했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 일부 경북 지역에서는 ‘띠’와 같은 뜻의 방언으로 ‘떼’와 ‘뱅이’의 합성어인 ‘떼뱅이’를 쓰고 있다. 여기서도 ‘떼’는 ‘띄우다’는 뜻의 방언인 ‘떼우다’의 어간 ‘떼’에 ‘뱅이’를 조합(組合), ‘띄우는 것’이라는 의미의 합성어가 됐다.
‘뱅이’는 ‘앉은뱅이’, ‘게으름뱅이’에서 보듯이 그 행위의 주체를 가리킨다. 즉 ‘게으름을 피우는 뱅이(사람)’가 게으름뱅이다. 따라서 떼뱅이도 ‘물에 뜨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찌의 영어명은 ‘플로트(float)’다(또는 플로터 floater를 쓴다). 이 역시 ‘뜨다’, ‘띄우다’라는 의미를 갖는 동사다. 다른 말로는 보버(bobber)라고 하는데,
이 또한 ‘떠서 움직인다(浮動)’, ‘까딱까딱 움직인다’는 뜻을 가진 동사 ‘bob’에서 비롯됐다. ‘물에 떠서 까딱까딱 움직이는 것’이 바로 찌라는 뜻이다.
찌의 중국명이자 한자명은 부자(浮子)다. 이 또한 ‘떠 있는 것’, ‘띄우는 것’이란 의미다. 찌를 부자라고 쓰기 이전에는 중국에서 범자(泛子)라는 말이 통용됐다. 범자의 범(泛)은 물에 뜬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중국명이나 영어명 모두 찌의 기능적인 측면을 중시한 명명법이 동일하다.
일본어로는 찌를 우끼(浮子)라 한다. 이는 ‘뜬다’는 뜻인 ‘우꾸’의 명사형 ‘우끼’라는 음가(音價)를 가져다가 찌를 의미하는 말인 ‘우끼(浮子)’로 썼다고 한다.
현재 일본어로 찌를 ‘우끼’라 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에서 사용해오던 찌의 한자명칭 ‘부자(浮子)’를 가져다가 ‘우꾸’의 명사형 ‘우끼’라는 저네들의 일본어음(和音)으로 읽은 데 지나지 않는다.
우리 낚시인들 가운데서 찌를 일본어인 ‘우끼’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엄연히 우리말이 있는 만큼 반드시 찌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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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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