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전 광주에서 화순으로 새길이 뚫려 드라이브겸
그 길을 가다보니 골짜기 사이로 재방이 보입니다.
습관처럼 탐색이라도 할겸 농로를 따라 제방위에 오르니
선경처럼 아름다운 아담한 소류지(세량지) 모습이 펼쳐집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첫눈에 반해
잠시 시름을 덜구 혼자 있구 싶을때 낮에 잠깐씩 들러 대를 펴곤 했습니다.
조황이라구 해봐야 낮낚시에 5치붕어들이 가끔 올라와주는 정도지만
낮에도 그늘이 되어주는 큰 벗꽃나무가 있어 그 아래에서 조용히 있노라면
또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처럼 평화로웠습니다.
몇년을 광주를 떠나 서울 생활을 하며 잊고 있던 세량지를
다시 찾은 것은 광주로 낙향한후 봄이었습니다.
세상은 온통 연두빛 새잎으로 가득하고,
한그루 벗꽃나무가 유난히 하얗게 꽃을 피워 연두빛과 하얀꽃의
색상 대비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 모습에 반해
산이 너무 깊어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세량지에서의
첫밤낚시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침 물안개와 어울어지는 새벽녘 세량지의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사업실패로 고통받던 시절이라
밤이 가져다 주는 공포보다는 혼자만의 시간과 마음의 위안이 절실히
필요했던 시기였기에 그 깊은 산속 소류지에서의 밤을 세울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밤새 숫한 생각들이 머리속을 제 마음대로 헤집고 다녀
무섭다는 생각, 내가 놓인 곳에 대한 인지도 없이 그렇게 밤은
지나가고 새벽녘이 되어가고 있을때
맞은편 제방쪽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불빛들이 보입니다.
웬 사람들이 새벽부터? 산일이라두 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하다
사람들 인기척에 마음이 놓였던 것인지 슬핏 잠이 들었습니다.
의자에서 잠을 깨어 그대로 눈을 떳을때
눈부신 아침햇살에 연두색 신록들이 반짝이고
만개한 벗꽃은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십니다.
그렇게 넋을 놓고 산비탈의 신록들과 벗꽃의 향연을 바라보다
수면에 이는 물안개 너머로 시선을 돌린순간
갑자기 정신이 멍해짐을 느낍니다.
한참동안 현재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 정리가 되질 않았습니다.
둑방위를 까맣게 덥고 있는 인파와 그 많은 카메라들
서로 각도를 맞춰가며 열심히 셧터를 누르고 있는 사람들....
제가 그곳을 가지않던 동안 그곳이 봄철 꽃이 필때면
전문 사진작가들 사이에 유명한 컷 포인트가 되었던 것입니다.
전국에서 몰려든 사진작가들에게 모델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혹시 제가 멀리서 기대에 차서 오신 분들의 사진컷에 장애물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제방쪽으로 걸어가서 마주친 분에게 파라솔하구 낚시다 치워드릴까요.
괞히 방해가 되었나 보네요 하고 말씀드렸더니,
아주 자연스럽게 잘 조화가 되었다구 의도하지 않은 좋은 컷이 나왔다구
좋아라 하십니다.
어차피 배경사진 컷이기 때문에 제 얼굴이 나오는 사진들은 아니겠지만
정말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한번 그려보셔요.
눈떠보니 수백대의 카메라가 나를 찍고 있다구~
처음에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땐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습니다.
낚시가서 너무 황당했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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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저수지 인듯하네요 ㅎㅎ
자신이 어딘가의 배경이 되어있다면..
그것도 자연스레 낚시를 가고 있는 모습이라면...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그옆에 제가 있었으면 사진작가들이 더 좋아했을텐데
아쉽네요
낚시는 금지된걸로 아는데 낚시는 했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는 꽃구경과 산책가세요,,,
아마 멋진 모델이었으리라 믿습니다...^^
언제 유명인사 되어 있을지 모르니
정말 황당 하셨겠어요
글 읽다가 제 생각은 요랬습니다.
저수지 제방에서 변사사건발생,,,
넘 멋진 곳에서의 자연과의 동화
생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자고 일어나니 나를 향해 카메라가 겁나 많이 있다?
뭐시여~ 시방~???
크~으~!
슬픈추억들.....
나는 카메라 울렁증이 있시유~
왜 놀래셨는지 알것 같습니다.
제방쪽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제각각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