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대로 올라갑니다..............ㅜ.ㅜ
벌써 몇 번째 꽝인지조차 모른다 금년들어 시조회때 정성들여 그렇게 치성을 드렷건만 황금같은 3,4월을 모두 놓쳐버리고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는 5월 느즈막한 날 이곳 왕붕지에 나 홀로 남아잇다 3일전 친구넘과 함께 이곳에 들이댓지만 나와줄것만 같은 그놈의 웬수같은 대물은 끝내 비치지 않고 또다시 삶의 현장속으로 달려가야만 하는 친구넘을 오늘 떠나보낸채 쓸쓸히 이 소류지를 홀로 지키고 잇다 어차피 내일까지 들이대는걸로 작정한 이상 버틸 것이다 무서워도 그냥 버틸것이다..........
10여년전 난 이곳에서 월을 단 하룻밤 사이에 10여수를 뽑아낸적이 잇엇다 증거를 남기지 않은 연유로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앗지만 그때의 그 충격을 난 영원히 잊을수가 없엇기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낚시인생에 잇어서 다시한번 이곳을 찾아왓던 것이다
모든게 급변하는 요즈음 세상일지라도 오지중의 오지인 이곳 왕붕지(사실 무명지엿으나 내가 작명하엿음 말그대로 왕붕어가 살고 잇다고 왕붕지로 작명햇음) 만큼은 10년전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온전히 보존되어 왓던 것이다 비포장길을 1시간여 넘게 들어와야 하고 길도 몹시 험하여 웬만큼 담력이 크지 않고서는 혼자서 쉽사리 올 수 없는 이곳 왕붕지......민가도 두어채에 불과하고 그나마 어두워지자마자 적막속으로 빠져들고 산짐승의 해꼬지가 두려워 서둘러 문단속에 들어가 버리는.......그야말로 대한민국 최후의 오지로 남아잇는 원시림속의 청정 소류지엿다
2천평정도의 규모이며 전역이 뗏장,마름,말풀,부들등 수초로 빽빽이 들어차잇기에 웬만큼 작업을 하지않고서는 낚숫대 하나 던져넣기가 힘들정도엿다 언제 축조되엇는지조차 모를정도로 고령지엿고 제방또한 억새와 수양버들등으로 가리워져버려 찾기조차 수월치 않는 그런 황금같은 소류지엿다
상류유입수가 없음에도 늘 만수위를 유지하고 잇엇고 게다가 제방아래에도 논과 밭등이 없어 갈수기에도 자연적으로 수량이 줄어드는것외에 항상 풍부한 수량을 갖추고 잇엇다 아마도 못중앙쯤에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비밀의 샘이 틀림없이 잇을 것이다
못주위를 한바퀴 둘러봐도 그 흔한 떡밥봉다리,꺼깨이통하나 없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엿다 첫날엔 생자리를 파고 주위를 정돈하느라 법석을 떨엇고 수초제거기로 구녕을 파느라 휘젛어놓아 이틀동안 입질한번 못받은 것이엿다 굳이 상류이랄 것도 없지만 난 상류즈음에 앉아잇다 직경 50센치정도되는 구녕을 열한개나 파고서 1.5부터 2.7가지 부채꼴모양으로 펴놓앗다 미끼는 전부 콩을썻다 수심은 개략 50에서 1메다20정도 되엇다
이제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이 소류지에서 난 내일아침까지 뜬눈으로 버티며 이 왕붕지의 대물들만 솎아낼 것이다 낮에 충분히 자두엇고 민가에 내려가서 구수한 된장에 보리밥 한대접까지 얻어먹엇기에 든든하엿다 이제 오늘밤만 지나면 난 대를 접어야한다 지난 20여년의 낚수인생에 잇어서 오늘같이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것도 처음일 것이다 불현듯 스쳐지나가는 지난날의 아름다운 광경들이 저 하늘에 떠잇는 구름처럼 동동동.......떠내려간다 과연 나에게 잇어 낚시란 무엇이엿는가? 왜 그토록 낚시에 미쳐 시골 구석구석까지 쏘다녓엇던가?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모르겟다 그냥 어릴적부터 다녓으니까.........다른건 할줄 아는게 없어서.........그냥 낚시가 좋아서......친구가 좋아서........지끼리!!! 정리해야할 머릿속이 오히려 혼란스럽다
여름이 다가오고 잇음을 느낀다 한낮의 태양이 하루가 다르게 열기를 내뿜고 잇다 입질이 없는 것은 당연하기에 잠시 그늘로 의자를 들고가서 펴고 누웟다 청정림속의 공기는 참으로 상쾌하다 머릿속이 맑아지는게 느껴진다 산너머 울어대는 소쩍새 소리가 점점 가물거리며 들려온다.........소쩍..............소쩍.............zzzzzzz............
왕붕일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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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경주에서 함 뵈었던거 같은데,,ㅎㅎ
왕붕지 이제 저한테 넘겨주시죠,,^^
그냥 낚시가 좋아서
친구가 좋아서....
이 구절이 너무 마음에듭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끝까지 읽어볼께요...
과연 나에게 잇어 낚시란 무엇이엿는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 답을 찾아가는 길에 감히 동무를 자청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