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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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가음쪽 보물지!

휴~~
덥다 더워~~~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줄줄 흐른다.
아침부터 샤워를 몇번이나 했는 지 모르겠다.
10년 만의 더위라고 하더니 참말로 덥기는 덥다.


에거!
그러고보니 이제 여름휴가도 며칠 안 남았다.
여름휴가 중 하루는 낚시를 보내준다는 집사람의 윤허가 있었기에 어디든 떠나는 데엔 문제가 없는데 이 찜통 같은 더위에 도무지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


서해안으로 해서 올라오는 길에 봐둔 변산쪽 수로로 함 가볼까?
수로도 좋고 참한 저수지도 많던데.....ㅋㅋㅋ
하여간 낚시꾼은 어딜 가나 저수지 밖에 안 보이는 모양이다.
그저 물만 보였다 하면 눈이 똥그래지고 가슴이 벌렁거리는게 중증은 중증이다.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는 나를 바라보는 집사람의 눈빛이 따갑다.
"알았어. 낚시 안 해, 그냥 구경만 하는거야." 크...
"자기 이런 데 혼자 다니지 마"
별로 위험해 보이는 곳은 아닌데 집사람은 마름으로 가득한 뻘 같이 생긴 못이 아주 무섭게 보이는 모양이다.
혹시나 내가 물에 빠질까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ㅋㅋㅋ
"알았어. 혼자는 안 올께"
"전에 누구라고 했지 그분이랑 같이 오면 되겠네"
"아, 하남조사님! 그래 그러지 뭐"


그러나 마음은 언제나 의성쪽이 영순위다.
하여간 똥고집은 있어가지고 맨날 꽝인데도 죽어라 대구경북쪽으로만 발길이 향한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집사람이 챙겨준 준비물이 담긴 종이백을 들고 집을 나선다.
"내일 일찍 올께, 잘 놀고 있어"^^
"알았어, 차 조심하고 과속하지 마"


오늘은 시간이 많으니까 쌔리밟을 일은 없다.
군데군데 휴게소에 들러 뜨거운 자판기 커피도 마시고 차량상태도 점검하면서 아주 조신하게 내려간다.
드디어 의성 나들목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살살 객기가 발동한다.
약 3시간에 걸친 수동식 크루즈 컨트롤 모드를 해제하고 고속코너링 모드로 전환하니 저절로 양발과 손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그동안 조신하게 내려온 게 도로아미타불이 되버리는 순간이다.^^
목표 지점 약 300M 전.
방방 뿌아앙~~~~
쉬프트 다운에 따른 rpm 보정을 위해 두어번 엑셀 페달을 밟고 3단으로 변속레버를 밀어 넣으니 5단 3,000 rpm에 고정되어 있던 타코미터의 바늘은 일순간 5,000 rpm을 넘나든다.
현란한 발동작에 이은 3단 기어로의 절묘한 치합이 이루어지는 순간 애마는 굉음을 내면서 샤르르르 코너를 돌아나가기 시작한다.
캬~~~
역시 매뉴얼 트랜스미션 차량의 운전의 묘미란 바로 이런 것이여!
단 한번의 브레이킹도 없이 스무스하게 코너를 휘감아 돌아 톨게이트 앞에 정지하므로써 300m에 걸친 지ㄹㅏㄹ레이싱은 끝이 났다.


역시나 의성**낚시에 들러 새우랑 겉보리를 산 후 어디 괜찮은 데 없는 지 한사장님께 여쭤보니 턱하니 보물지도를 내놓는다.
워매~~~~
놀라워라....
그 보물지도란 게 어떻게 생겼냐하면 큰 달력만한 지도에 일일이 못을 그려넣고 색을 칠해 코팅을 해놓은건데
말 그대로 보물지도로 손색이 없다.ㅋㅋㅋ
그 큰 지도가 대여섯 장은 되어 보이고 한장한장 마다 수많은 못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열심히 발품 판 흔적이 역력하다.
오늘은 그 많은 못 중에 '보물지' 라고 되어 있는 못 한 군데를 소개해 주신다.
맨날 꽝치는 데만 내놓더니 이젠 제대로다.ㅎㅎㅎ


to be continued....

"뚝새님 이리 와 보세요. 자 여기 **지 보이죠?"
"여기서 여차저차 해서 이리로 쭈욱 올라가요, 요기서 좌회전하면 **지 가는길이라.. **지 알죠?"
"모르는디요"
"여기서 계속 가다가 마을 끝나는 데에서 우회전 해서 조금만 더 가면 뚝방이 보이니더."
"자, 여기.... 여기다 차를 대놓고 저리로 건너가라고, 무너미쪽은 포인트가 아인기라, 그 옆으로 물골이 있는데 그리로 올라가면 돌무덤 있는데가 나와요, 거기가 포인트라."
"넵"
하여간 한 사장님 약도 하나는 꼼꼼하게도 알려준다.ㅋㅋㅋ
아마도 내 차를 다 뒤져보면 이런 약도를 그려넣은 지도가 수십 장은 될 거다.
몽땅 꽝이지만....ㅋㅋㅋ


우리 옆에 서 계시던 사람 좋아보이는 단골 꾼인 듯한 분이 씨익 웃으며 보물지도를 힐끔 쳐다보신다.^^
"저리 가 계시이소" 하며 한 사장님이 손사래를 친다.ㅋㅋㅋ
아무렴 이거이 보물지돈데 넘들이 모두 다 보게 되면 어디 보물지도라고 할 수 있을까?ㅎㅎㅎ
"이못엔 4짜 있니더, 그런데 뚝방 조금 못가서 길이 좀 험한 데가 있니더. 뚝새님 차는 하부가 낮아서 왼쪽 바퀴쪽이 바닥에 닿을 지도 모르는데 올라갈 수는 있을기라요, 거기만 지나면 또 길이 좋니더"
"넵, 가 보고 안 될 것 같으면 아예 밑에 세워 두고 올라가죠 뭐"


사람 좋아보이던 아까 그분이 생면부지의 나에게 덥다고 아이스크림 하나를 건네주신다.
"아이구 고맙습니다." 이런 고마울 데가....
하여간 꾼들은 몇 마디 얘길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지나보다.
조금 일찍 가서 채비 좀 손보려고 5호 원줄 산 걸 보고 '어디 좋은데 가시나봐요' 하며 환하게 웃으시길래 '그냥 아무 데가 가보려고요' 하며 답한 게 연이 돼 몇 마디 얘기를 나누다보니 급기야 아이스크림까정 대접 받게 됐다.
다음에 다시 뵐 일이 생기면 나도 아이스크림 하나 건네드려야지.^^


슬슬 출발해볼까.
"오늘 큰넘 한 바리 하면 내일 가게 들렀다 가고 안 그러면 그냥 올라갈거니까 내일 안 비걸랑 또 꽝친 줄 아세요, 수고하세요"
힘차게 시동을 걸고 탑리쪽으로 향해 달려간다.


문득, 계기판을 보니 기름이 간당간당하다.
남은 양으로 보아 목적지까지 가는 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밤새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금성 시내에서 기름을 보충할 생각이었는데 못을 찾는데 신경쓰느라 그만 깜빡 잊어버렸다.
두리번두리번 보물지로 들어가는 진입로도 찾았고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기름을 안 넣은게 생각이 난다.
흐미..... 다 왔는디....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다시 시내로 나가 기름을 보충하고 왔다.


마을 끝에서 우회전한다고 했지?
저긴가 보다.
우회전하면 뭔가 보인다고 했는데 아 저기, 그 뭔가가 보인다.
올커니, 오늘은 아주 제대로 찾았구만.
길치인 내가 한번에 길을 찾은게 영 대견스럽다. ㅋㅋㅋ


가만, 무슨 건물 옆에 가스통이 보인다고 했는디 어디 있는거지?
길을 가면서도 제대로 가고 있나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앗!
저게 뭣이여?
가스통 아녀!!
캬캬캬.... 드디어 보물 찾았다.


일단 가스통 옆에 차를 세워 놓고 길 상태가 어떤 지 살펴보기 위해 걸어 올라갔다.
가만, 저 가스통이 폭발하지나 않으려나?^^ 길 중간쯤 부터 한 사장님이 일러준 대로 길이 험하다.
왼쪽 산쪽으로는 폭우에 파헤쳐진 것으로 보이는 깊은 골이 생겨 있고 크고작은 돌들이 삐쭉빼쭉 튀어나와 있다.
잘못하면 빵꾸(부적절한 용어임)나기 십상이다.
조금 더 올라가보니 땅이 푹 꺼진 곳이 보인다.


아! 여기가 바로 문제의 그곳이로구나.
더구나 약간 오르막길인 터라 앞바퀴가 바닥에 닿는 순간 하부가 흙더미에 딱 걸려 움직이기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야 이거 갈등 생기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약 100m 쯤 떨어진 곳에 뚝방이 훤히 보인다. 땀 좀 빼긴 하겠지만 별로 먼 거리가 아니니 그냥 짋어지고 갈까?
아녀, 옆으로 비스듬하게 올라가면 그럭저럭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괜한 고생할 필요가 없잖아!
에라 모르겠다. 한번 올라가보지 뭐, 정 안 되겠으면 다시 내려가면 되고......
아! 그러나 의성 분토지에서의 분통 터지는 쓰라린 경우가 생각나 웬지 불안한 마음이 든다.
빠지기계의 최고봉인 내가 아무 일 없이 올라갈 수 있을런지....
자못 비장한 각오로 내려와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부릉부릉~~~

 

to be continued....
 
살살살… 잘도 올라간다.
인자 저 움푹 파인 곳만 넘어가면 팔공산 옹달샘 뺨 때리는 웅뎅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거다.
이제 코 앞까지 올라섰다.
징검다리를 건너기 전 발끝으로 돌을 톡톡 건들어보는 것 마냥 조심스레 엑셀을 밟고 둔턱을 넘으려고 보니
역시나 뿌지직 하는 거북살스런 소리가 들려온다.
흐미~~~
차바닥만 긁히는 게 아니라 이내 가슴도 찢어진다.
아직 18만 키로 밖에 안 뛴 새찬데....^^
이내 앞바퀴가 헛돌기 시작한다. 에혀~~ 또 시작이군.
안 되겠다.
일단 뒤로 뺐다가 다시 올라가봐야지.


웬만한 차라면 단숨에 올라갈 수 있는 길인데도 이놈의 차는 이런 데에선 영 맥을 못춘다.
여기만 넘으면 뚝방까지는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는데....
에이거 모리겠다.
차가 뿌사지던지 말던지 함 올라가 보자고오.....
다시 차에 올라타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인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아까처럼 해서는 안 되겠다.
아예 처음부터 쌔리 밟아서 올라가는 게 나을똥 싶다.
엑셀을 힘껏 밟았다.
굉음을 내며 차가 달려나간다.
부아앙~ 잉잉~ 부우우우~~~~~
캬~~~~ 올라간다 올라 가!
바닥 긁히는 소리가 가슴을 후벼파지만 이 구렁텅이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어딘가?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왼쪽은 온통 뾰족한 돌밭이라 웬만하면 피해가는게 좋을 것 같다.
빵꾸라도 나면 이거 또 보통일이 아니다..
최대한 오른쪽으로 붙여 가려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전해진다.
엑셀을 밟아도 차가 더 이상 앞으로 가질 않는다.
엇!
인자는 뒤로도 안 간다.
조?다. 또 빠진 모양이다.
내 참말로 돌아삐리겠다.
도대체 이번엔 또 뭔가 싶어 밖으러 나와보니 아 글씨, 오른쪽 바퀴가 밭고랑에 빠져 꼼짝을 않는 것이다.
오줌 피하다가 똥 밟은 짝이다.
으.... 대략 난감하다.


차를 두고 오는건데 괜히 끌고왔나 싶어 후회 막급이다.
휴우~~~~~
오늘 낚시는 다 틀렸부렀네. 언제 차 빼내고 대는 또 언제 편다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어 보지만 이젠 도리가 없다.
요 아래 마을로 내려가 도움을 받던 지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렉카가 올 때 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그러나 렉카를 부르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 마을로 내려가 보려는데 저 멀리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촌로 한 분이 이쪽으로 내려오시는게 보인다.


잘됐다 싶어 얼른 어르신께로 달려 갔다.
꾸벅 인사를 드리긴 했지만 차마 차가 빠졌다는 얘긴 몬하겠다.
우연히 여길 왔는데 못이 참하네 어쩌네 하면서 어르신의 심기를 알아볼 요량이다.
마을 사람들과 마주치게 되면 항상 먼저 인사를 드리는 편이다.
혹시나 대도 못담그고 쫓겨날 수도 있으니까 잘 비야 하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이지만 먼저 인사를 드리니 어르신도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답례를 해주시는데 경계하는
듯한 모습은 아닌 것 같아 다행스럽다.


"여긴 우예 알고 왔능교?"
"아, 네 여기 근처에 왔다가 못이 있다는 얘길 듣고 한번 와봤습니다."
"그래요?"
"네, 혹시 여기 고기는 좀 있나요?"
"고기는 있을거라요. 며칠 전에도 어떤 사람이 와서 한 삼일 낚시하고 안 갔능교"
"아, 그렇군요. 그런데 어르신 죄송한데요, 요기 아래에 차가 빠졌는데 어떻게 경운기 좀 쓸 수 있을까요?"
"차가 빠졌능교?" 다소 놀라운 표정으로 어르신이 말씀하신다.
"네" 조심해서 올라온다는 게 그만.....
머리를 긁적거리며 면목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 안쓰러워 보였는 지 같이 내려가 보자고 하신다.


"아이구, 많이 빠졌네!"
"지금은 마늘을 걷어놔야 하기 때문에 안 되고 이따가 젊은사람한테 올라가보라고 얘기해 놓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보소."
"사람들이 마카 다 일 나가고 없을낀데..."
"감사합니다 어르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휴~~~
다행이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한 걱정 덜었다.


그런데 어르신이 내려가기가 무섭게 멀쩡하던 하늘이 갑자기 먹구름으로 뒤덮힌다.
이내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천둥번개가 치고 난리다.
투두둑 투둑....
삽시간에 비는 장대비로 돌변하고 온 천지를 적신다.
흐미.....
클났다.
가뜩이나 차가 빠져 꼼짝도 못하게 생겼는데 이렇게 비까지 쏟아지다니 갈수록 태산이다.
일단 비나 피하고 보자 싶어 차 안으로 들어와 피신하고 앉아 있으니 기분 참 묘하다.
차 빠진 것도 문제지만 날은 점점 어두워져 가는데 아직 대도 못 펴고 있으니 이젠 낚시를 못할까 싶어
그게 젤로 걱정이다.^^


한 시간 가량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이제 좀 멈추는 것 같다.
경운기가 언제 올지 몰라 일단 낚시가방만 꺼내서 보물지로 올라갔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어도 낚시는 해야하기 때문이다.
꾼이 달리 꾼인가?
차가 빠져도 낚시는 해야하는게 진정한 꾼의 표본인 것이다.
아님 말고....ㅎㅎ


한 사장님이 일러준 대로 뚝방 오른쪽 무너미 옆 물골을 지나 돌무덤 근처에 도착했다.
얼른 대를 펴놓고 경운기 오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는데 아까 그 어르신이 다시 올라가시면서 경운기가 와도
사람이 없으면 다시 갈 지도 모른다고 나가 있으라고 소리치신다.
알겠습니다 어르신!
아직 대는 3대 밖에 못폈지만 지금 이러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땀에 젖었는 지 비에 젖었는 지 흠뻑 젖은 꼬라지를 하고 다시 또 차 있는 데로 내려갔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온다던 경운기는 나타나질 않는다.
흐미 죽갔네.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낚시를 할 수 있는데.......


아직 해질 때는 아니지만 먹구름이 잔뜩 낀 탓에 날이 어둡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아까 그 어르신이 다시 내려오신다.
아직 경운기 안 왔다고 하니까 그 냥반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이상하다고 같이 마을로 내려가보자고 하신다.
쫄래쫄래 따라 내려오니 마을에 사람들이 보이질 않는다.
다들 일 나가고 없을 거라고 하시는데 이러다 날 새는 거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
이 어르신이 타고온 경운기는 대우도 없고 우리차 보다 윗쪽에 있기 때문에 우리 차를 빼내지 못하면 마을로 돌아올 수도 없는 형편인데....


마침, 아까 얘기를 해두었다는 젊은 분이 경운기를 끌고 마을로 들어오신다.
보기엔 이 어르신이랑 연배가 비슷해 보이는데 젊은사람이라고 하니 우습기도 하고 젊은이가 다 빠져나간 농촌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다.
어르신과 나는 경운기 짐칸에 타고 차가 빠진 곳으로 털털털거리며 올라간다.
얼른 차를 빼내고 낚시해야 하는디.....


to be continued....

간단하게 빼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게 최악의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빠진 것 자체야 으례 그러려니 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차를 빼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하여간 대물낚시 2년 여 동안에 있어 최악의 상황이었고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다.
이 부분만 쓰더라도 조행기 한두 편은 더 잡아늘일 수 있는데 인자는 조행이 밀려 있어 속도를 좀 내야겠다.


좌우지간 어렵사리 차를 빼내고 난 후 못다편 대를 폈다.
그래도 낚시는 해야 하니까....^^
쿵쾅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열심히 찌불을 보고 있다가 초저녁에 붕어 한 마리 걸어냈다.
손바닥만한 넘이 새우를 꿀꺽한 것이다.


그러나 새벽 2시 까지는 잠잠하다.
뭔가 계속 꼼지락거리긴 하지만 징거미들의 소행이다.
새벽 2시 경 참한 입질이 있어 챔질하니 역시나 손바닥만한 넘이 나온다.
것 참! 희안타. 이젠 새우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하나 보다.
대물새우에 잔챙이만 나오니 말이다.
그나마 참한 입질을 본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깜빡 졸다 다시 깨어 찌를 주시해보지만 미동도 없다.
서서히 낡이 밝아온다.
오늘도 날 샜다.
어여 걷고 올라가자.
어지간하면 못도 한바퀴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할텐데 오늘은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주섬주섬 대를 걷고 주변정리를 끝냈다.
이제 가방만 둘러매고 가면 되는데 저 무식하게 생긴 낚시가방을 보니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저걸 또 어떻게 짊어지고 내려가나.......
휴~~~~


어깨가 아파 양말을 넣고 비닐로 칭칭감아놓은 낚시가방에 의자랑 텐트랑 새우쿨러랑 쓰레기봉투를 주렁주렁 매달고 일어서려니까 뒤지게 무겁다.
가뜩이나 전날 내린비로 물기에 젖어 무게가 더 나간다.
양손엔 삐꾸통과 잡동사니 가방....
에혀~~~
오늘도 쌩고생만 하고 가는구나.
맨날 꽝인 이짓을 내가 왜 하는 지 몰러.....^^


끝.



지난 주말 조행때 찍은 사진 몇장 올립니다.
그림 쥑이죠? 

 
bomul1.JPG

 
bomul2.JPG
 

bomul3.JPG

 
bomul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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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새님 반갑습니다.

그림이 무척 좋습니다.
바쁜관계로 인사글만 달고 조용할 때 다시들러 읽고 가겠읍니다.
=추천=
저수지 이쁘네요!

글 잘읽었습니다.ㅋ
ㅎㅎ 고생많으셨네요 그림 좋습니다.
멋진 조행기 잘 봤씁니다.

현장의 생생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글솜씨에 시간가는줄 몰랐네요..

건강하시고 안출 하십시요..^^
소설같은 조행기 잘봤습니다

제대로 빠지셨군요

항상 건강하시고 안출하세요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사실적 사건전개가 흥미진진합니다.

보물지 현장에 같이같다온 느낌이네요.

다음조행기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낚시 경력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것 같습니다만.
조행기는 일품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조행기 잘읽고 갑니다.
하지만 출조하신곳 지명은 될수 있는한 안밝히는게 좋을것 같아요. 비슷하게 이야기만 해도 꾼들이 몰리니까요.
언제나 즐거운 낚시 되시길 바랍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혼자하실때는 항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둠벙님 가음면소재 옹달못 잘보고갑니다 못이 참합니다 저도 의성권 연2주도전에 꽝꽝꽝 대포소리만...
언제나 안출하시고 대구리 상면하십시요
흐흐 재미나네요 글재주가 조으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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