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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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의 추억 5

" 툭툭~~ ~아~아~ 하낫 둘~" "삐~~~~잉~~" 번잡스런 스피커 소리가 들리는것보면 회관 에서 방송을 하려나보다 정지서 죽순을 삶던 조모는 하던일을 뭠추고 마당을 나와 회관쪽을 바라본다 "아~ 이장입니더~" "태섭이 한테서 전화가 왔응께네 대밭집아제는 퍼뜩 회간으로 전화 받으로 오이소~" "아~아 ~ 다시한번더 알립니더...." 조모는 앞두른 면조각을 장독대위에 풀고는 이장의 두번째 방송이 마치기도전에 서둘러 집을 나선다 오랫만에 객지의 큰아들이 연락을했다 멀지 않은 거리이지만 조모의 빠른 발걸음은 한없이 느리기만했다 "아이고 아제는 어데가고 아지매가 오는교" 회관에서 점빵을 하는 이장이 의아한듯 물었다 "아 하고 낚수하러갔다 아이가" 거친숨을 고르고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매번 조부께서 받던 전화여서 처음 전화기를 든 조모는 어찌할줄 몰랐다 "우짜문 대노??" 이장의 설명으로 수화기를 귀에대고 가만히 기다린다 타지에 있는 큰 아들의 목소리가 속삭이듯 들린다 ..... .. "아지매 ~ 말도 쫌~ 하고 그라이~소" 수화기를 든체 멍하니있는 조모가 답답해 보였는지 이장이 큰입모양으로 작은 소리를 낸다 ... .. "어..." .. "그래" ..... "알긋따" ....... "큰거는 학교잘 다니나?" ..... ... "온냐~" .. 단답형으로 끝난 전화 수화기를 이장에게건냈다 "태섭이가 뭐라캅니꺼?" 뭐가궁금했을까 이장은 받아든 수화기를 놓으며 조모에게 말을 건낸다 댓구없는 조모의 시선은 벽에 걸린 선반에 있다 하얀 막걸리말통,미원,조부가 구입한 낚시류등 이런 저런 생필품이 진열되어있다 그중에서 특히 조모의 눈에든건 비닐봉지에 쌓여있는 알사탕 조모는 사탕 두개를 집었다 동네를 한번씩 지나는 고물장수의 엿 이외에는 아이에게 해준것이 별다르게 없던 조모 "아 줄라꼬예?" 이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제서야 조모는 정신을 차렸다 "아이고~정신바라~ 죽신~" "이거는 아제 앞으로 달아나래~이" 이장을 뒤로하고 회관을 나오는 조모의 얼굴은 죽순 때문인지 ....아니면 큰아들과의 통화 내용때문인지 알수없는 표정이다 사탕 두개를 쥔 조모는 오는길보다 더 빠른걸음이다 "킁킁" ..."킁~" 누렁이가 낫질한 풀향에 취해 반질반질한 코로 풀숲을 헤집고 다닌다 "쩝 ~.." "그르릉~~쩝.쩝" 뭔가를 먹는 소리에 아이가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친다 "할배~할배!! 도꾸가 풀을 묵으예" 아이는 꼭 자기가 풀을 씹은듯한 얼굴이다 조부는 빙그래웃으며 달래듯 말한다 "갠챦다 개는 아무끼나 잘 묵는다 걱정하지 말그라" 아이의 표정이 밝아지는듯 했으나 누렁이를 처다본후 이내 다시 일그러진다 "새끼가 들기는 했는가베" "풀떼기까정 쳐묵는거보문" "쯔..쯔" 조부의 혀차는 소리에 누렁이의 귀가 쫑긋해진다 "일로온나 도꾸야 ~ 자꾸 쳐무면 날구지 한다이~" 누렁이가 오든 안오든 조부는 채비를 푸는데 바빳다 구불구불했던 낚시줄은 곧게 잘펴졌고대끝을 흔들때마다 하늘 하늘 아이의 두눈까지 춤추게 한다 낚시대보다 조금 짧은 나일론줄은 앞치기하기 적당한 길이 이다 "자~ 얼매나 지픈가 함 보자" 조부의 능숙한 앞치기로 잔잔했던 소류지에 파문이 생겼다 오색찌가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춘다 "무거븐갑네" 조부는 줄을거두고 누런 이로 납추를 씹어 내어 바닥에 뱉는다 몇번의 찌맞춤을 하고서야 본연의 찌모양이 나온다 아이는 말없이 지켜볼 뿐이다 "자 인자 그~시 달아가꼬 떤지바라" 두대의 찌맞춤을 마친후 조부는 막걸리를 꺼낸다 아이는 가슴이뛰고있다 굽어진바늘을 앞에두고 지렁이를 잡았다 "쪼 르르르" 뚜껑에 받는 막걸리소리에 온신경이 집중되어 바늘과 지렁이는 만나지못한다 수면에 비춰진 아이의 얼굴은 시집가는 새색시마냥 발그레졌다 "머하노 ~ 할배가 끼바주까?" 지렁이를 정말 못끼워서인지 취기가 올라와서 그러는지 아이는 머리가 어질거렸다 목구멍을 솟아오르는 트림을 자제하랴 지렁이를 바늘에 끼우랴 여간 힘든게 아니다 그냥 내뱉아도 될것을 죄지은마냥 저리 목구멍을 누르며 힘들어할까 끄~~~윽" 조부의 입에서 김치와 막걸리가 섞인 걸죽한 알코올 발효향이 품어져 나온다 "끄~르~~~~륵" 조부와 아이의 눈이 마주쳤다 "이기~ 할배 하는거 다 따라 한다보래~이" "헤~~~~~" 밀짚모자 아래로 내려보는 조부의 장난스런 미소를 올려다보는 아이의 혀 내민 미소가 한층 편안해졌다 "우리 새끼~ 꼬치함 따무보까?" "오데 함 보자 얼메나 맛있능가!" 조부의 갑작스런 간지럼에 아이는 도망하듯 몸을 돌리지만 연신 웃음이다 "안데예~" "할배~에~" 안뎁니더~" 옥신각신 지게속 그늘막은 땀이날 지경이다 "아이고 맵어라~ 쪼맨기~ 꼬치가 윽시 맵데~이" 조부는 정말 매운 고추를 씹은듯 미간을 찌푸렸다 "안~ 데는 데~씨!" 아이는 조부를향해 눈을 흘긴다 뾰로퉁 해진 아이 그런아이모습이 그저 사랑스러울뿐인 조부 그리고 물가에서 고개를 처박고 먹었던 풀을 토해내는 누렁이 그렇게 조부와의 첫 낚시는 따가운 정오의 태양아래 지게 그늘막 아래서 시작 되었다

울 할배도 내 꼬치 마이 따 드셧는디.......ㅎㅎ
글 잘 쓰십니다. 안동, 의성 쪽 사투리 맞나요 ????
마땅한 저런 기억이나 추억도 없으면서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재키님...
오래오래 길~~~~~~기
연재해주이소~~^^
잘보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생각이 많이 나네요....ㅎㅎ
나도 우리 손자 꼬치 함 따 무 바야겠네~,,ㅎ
구수한 글 매번 올라올때마다 나자신 국민학생이 되는 기분입니다.
감사히 잘읽고잇답니다.
근데 아 는 언제 다커서 조사의길에 입문하게될런지...할배 할매가 고생이 많으시네요.
오늘도 여전히 잘 읽고 추천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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