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 균형있는 게시판 사용을 위해 1일 1회로 게시물 건수를 제한합니다.

할아버지와의 추억 7

뭔가 씹히는 소리와함께 녀석을 만지던 아이의 왼팔이 튕겨져올랐다 아이의 앉은키만큼이나 뛰어오른 그물갑옷을입은 녀석은 정오의 태양을 가리고 이내 번쩍이는 황금비늘로 아이의 눈을 멀게한다 조부는 반사적으로 팔을 뻗어보지만 녀석은 반원을 그리며 공중제비하듯 조부의 팔을피해 물속으로 떨어진다 "풍덩~" .... .. 세상이 얼어붙었다 벌러덩 넘어진 아이 팔을뻗은 조부 뭠추어버린 시선 따가운 햇살 물속으로 미끄러지듯 빨려들어가는 번떡이는 황금 양동이 터져라 짖어되는 누렁이의 포효 그리고 돌아오는건 녀석이 남긴 커다란 물장난 눈앞에서 녀석이 시퍼런 암흑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 ....... 누렁이의 짖는 소리가 정지한 시계추를 건드렸다.... "으.....으...윽" 올것이왔다 "우~왕~~~~" 떠나갈듯한 아이의 울음소리가 온 산을 울리고 조부의 귀청을 후벼파내듯 도려낸다 "어~ 엉~~~앙~~" 누렁이의 포효도 아이의 울음소리에 길을 잃고 한동안 뻗은손을 거두지못하는 조부의 마음은 아이에게 어떻게 위로를 해야할지 찌릿함이 밀려 온다 "하~~알~~배~ 엉~~엉~" ""뿌~뿡~ㅓ가~아~아~.. 뿡~ㅓ 하~ㄹ배가~~엉~엉~" 아이가 숨이넘어가듯 껄떡거리며 붕어할배를 되풀이할때서야 조부는 팔을 거두었다 흔들리는 물결위로 밀려드는건..... 어떤 얼굴로 아이를 봐야하는지 .. 무슨말을 해야하는지 가슴이 져려왔다 미안하다 ..... 미안하구나 내새끼 내가좀더 신경을 써 녀석을 먼저 거두어두었다면 널 이렇게까지 서럽게 울리지 않았을 것을 커다란 녀석을 끌어올리고 잠깐동안 우쭐한 기분에빠져 뒷일을 생각지도 못하게된 자신을 책망하고있다 떨어지던 입술을 닫았다 어떻게해야 하나 울고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기전까지 조부의 입술은 뭔가를 말하려다 몇번이나 굳게 다문다 그리고 결심이라도 한듯 아랫입술을깨물었다 "으이구 붕어할배가 도망가삐따 그자~" 애써 웃어보이며 조부는 아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새웠다 조부의 거친 엄지손가락이 아이의 얼굴을 지날때마다 닭똥같은 물방울이 아이의 볼을타고흐른다 "몬~땐기~ 아 놀래키기나 하고~" 조부는 옆에 있는 누렁이의 볼을 꼬집었다 지느러미같은것이 누렁이의 입에서 떨어진다 "낑~~ 끼~깅~" "누가 우리 새끼 울라샀노?? 으잉~" "독꾸!! 니가 그랬나??" 조부는 누렁이의 볼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모든것을 누렁이 탓으로 돌리듯 조부의 손아귀는 여느때와는 다르게 힘이 들어갔다 아이는 조부의 가슴팍에 안기며 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하~알~배~에~~~" "우~어~~ㅇ" 바람이 울기 시작했다 아이의 울음을싣고 누렁이의울음을싣고 건너편 매미의 울음도실어 소류지위를 울며 지나간다 숨고르기가 시작될때즘 아이의 오색찌 옆으로 잉어가 떠올랐다 "저거 바래~이~ 붕어할배 데이~" 아이는 조부의 가슴팍에서 고개를 들어 물가를 본다 머리카락은 땀으로 흥클어지고 콧물과 눈물이 범벅인 몰골로 조부가 가르킨곳을 본다 정말 붕어할배다 공기를 실컷삼켜서인지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듯 수면위로 주둥이를 벌름거린다 "붕어할배가 풀어주서 고맙습니데~이~ 카는 갑따 그~자~" 아이의 입은 다시 삐죽거린다 "난~제~ 저기 하늘로 가~가 하늘님한테 우리새끼가 살리주따 클끼다" "그라문 하늘님이 .."아이고~ 저리차칸아도 다있네" 카문서 ......" 조부는 아이를 달래느라 혼이난다 글썽이는 눈망울을 훔치는아이는 금새 다시 터질것만 같다 수면위를 떠있던 녀석이 정신을 차렸는지 먹은 공기를 뱉었는지 머리를 돌려 천천히 천천히 꼬리를 흔든다. "잘 ~가그레~이~ ...가서 복! 마이 ~ 가꼬 오그레~이~" 녀석은 두번의 솟구치는 물속 파문을 일으키며 아이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으....엉~~" 처음과 같지는 않은 흐느낌으로 조부에게 안겼다 " 허이고~ 이자슥아~ 이 할배가 죽어도 그리 울겠나~" "스럽구로 우네~~" 조부는 아이를 꼬~옥~ 안아 일어섰다 부드러운 수염이 아이의 어깨를 덮고 커다란 손으로 아이의 등을 도닥인다 한걸음 한걸음 아이를 보듬어 안고 조부는 무슨생각을 할까 ...... 울음이 그쳤다 떠나가듯 소리지르며 울던 아이는 조용하다 가끔씩 어깨가 들썩일 만큼의 껄떡거리는 속딸국질도 점점 줄어든다 조부는 아이의 등을쓸며 입을열었다 "비가 마이 오모 ~자들은 비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카더라~" "할배도~ 할배한테서 들어가꼬 보도 몬했는데~ 글카더라~" 정말인지 아이를 위로 하기 위함인지 조부는 잠이든 아이를 도닥이며 소류지 둑위를 걷고 있다 "또 비가 올라카나...." 촛점잃은 조부가 중얼 거린다 "이기~인자~제법~무겁네~" "똥~띠~자슥~" "휘~잉~" ...... 바람이분다 습기 가득 물고온 후덥지근한 바람이 아이를 안아든 조부를 스치듯 지나친다

서정적인 글이네요.

아름다운 글 잘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문단 데뷔하셔도 될 듯 합니다.
먹뱅이아님 이미 문단에 데뷔하신분 글 같은데요.
아이고 아깝으라.....
노치뿟네....
잘 읽고 갑니다 추천 한반 노코 갑니다
비슷한 옛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잘보고 갑니다.
국민학교 다닐적 북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아버지와 던질바리로 아이 팔뚝만 아나구를 당겨냈다 놓친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좀있다 놓쳤던 그만한 아나구를 아부지가 낚아 내셨는데, 낚시바늘 하나가 더 주둥이에 꽃혀있었다는거...
그때 어린맘에 내가 놓친걸 아부지가 다시 잡으신걸로 생각하였지요.
평생 잊혀지지 않네요.
훗날 이 아이는 여기 저수지에서 할아버지와의 그때 회상하며 놓쳤던 대물을 그 추억을 낚아낼거란 생각이 드네요.
할아버지의 손주사랑이 감동입니다ᆢ



2024 Mobile Wolch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