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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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의 대물낚시 여행 9편(의성 사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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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떨어지려면 두어 시간은 더 있어야 한다. 차에서 좀 자고 나오고도 싶지만 혹시나 누가 낚싯대를 다 걷어간다면? 어이구 건 안 되지. 그냥 의자에 앉아서 자야겠다. 의자를 한껏 뒤로 제치고 누워보았지만 잠이 오기는 커녕 점점 더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다. 심심풀이로 오랫만에 떡밥낚시라도 한번 해볼까 싶지만 혹시나 잔챙이들이 성가시게 할 것 같아 그냥 두었다. 의자에 누웠다 일어났다 하면서 한참을 뒤척이다 보니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여전히 가랑비는 사방으로 흩날리고 있다. 주머니를 뒤져 방울 케미를 꺼냈다. 봉지를 뜯고 케미를 꺼내 낚싯대 수 만큼 케미를 부러뜨렸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파랗게 빛을 발하는 케미! 아직은 희미하지만 조금 있으면 보름달 같이 환하게 빛을 내겠지. 미끼도 안 달고 던져 놓은 대를 하나씩 꺼내 케미를 달고 새우를 달아서 다시 제자리로 던져 넣었다. 하나, 둘, 셋.....합이 모두 일곱. 일곱 개의 케미불빛이 은은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오늘밤은 아주 깜깜할 것 같다. 갑자기 옆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철퍽철퍽 하는 물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 소리나는 곳을 보니 웬 어르신 한 분이 반도를 들고 물 가장자리를 따라 오른쪽 끝에서 내가 있는 자리를 향해 다가오고 계신다. 뭔가 하고 한참을 바라보니 반도를 이용해서 새우를 채집하고 계시는 것이다. 과연 새우가 들어왔을까 궁금해서 어르신께로 다가가보니 조그마한 새우가 몇 마리 들어 있다. 나도 어르신과 함께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새우를 잡아 준비해오신 망에 넣어드리며 밤낚시 하실거냐고 여쭤보니 그렇다고 하신다. 다행이다. 오늘밤 그리 무섭지는 않겠다. 어르신 말씀이 어젯밤에 비가 제법 많이 왔기 때문에 오늘 수온이 좀 내려갔을 것 같아 손자랑 같이 밤낚시하러 나오셨다고 하신다. 오늘밤엔 낚시가 될 것 같다는 말씀을 남기고 저만치 멀어져 가신다. 혹시나 싶어 얼른 나도 새우채집망을 꺼내 물에 던져놓았다. 비록 새우를 사오긴 했지만 만약 새우가 들어온다면 그걸 써볼 참이다. 새우망을 던져놓고 자리에 앉으니 제법 어두컴컴하다. 아직 입질이 올 시간은 아니지만 찌불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이 케미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한참을 넋 놓고 케미를 바라보는데 갑자기 뭔가가 번쩍한다. 아니, 뭐지? 순간 고개를 돌려 왼쪽을 바라보니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려고 껌뻑껌뻑 하고 있다. 아이고 맙소사! 이게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참 돌아삐리겠다. 잠시 후 가로등에 불이 환하게 켜졌다. 엄청시리도 밝다. 비가 오는 탓에 가로등 불빛이 더 멀리까지 비친다. 때문에 사뭇 기대가 컸던 3.5칸 대랑 그 옆 3칸 대, 그리고 2.6칸 대의 찌가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아~~~~ 허탈하다. 오늘밤엔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뇌리를 쌔렸는데....... 정말로 하늘이 원망스럽다. 내 미처 길 옆에 가로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게 후회스럽다. 이미 대는 다 폈고 다시 옮기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내일 날이 밝을 때 까진 이렇게 있어야 하나보다. 참 지지리도 복이 없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가자미 눈깔을 하고 찌를 쳐다봐야겠다. 그러나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 이 곳 붕어들은 이미 가로등 불빛에 적응이 됐을 수도 있겠지만 찌가 제대로 보이질 않으니 낚시할 맛이 나지 않는다. 속이 상해서 담배 하나를 꺼내 물고 긴 한숨을 쉬고 있으려니 이번엔 또 뭔가 도로쪽에서 환한 불빛이 비친다. 트럭 하나가 도로쪽으로 오고 있다. 제발 낚시꾼을 싣고온 차는 아니길........ to be continued.....

음...가로등 불빛이라
전에 저도 삼산지에서 가로등 불빛 막으려고 차로 이리저리 돌려가며
주차시키곤 했는데...
사곡지조행기 9편 잘 읽었습니다.
힘내라!
우리의 영원한 대물꾼!
뚝새님이여!

한양 제일 대물꾼 뚝새님!
역시 조행기의 왕자다운 글솜씨에
모든님들 뿅 가게 만드시는군요.

며칠의 시간이 나시면 한군데서 쪼아보시길...
밑밥 효과는 하루만에는 잘 못 볼듯 함니다.
장박 일수록 밑밥 효과가 있는데 한군데서
꾸준히 함 해 보세요...
건강하시고 꼬~옥 498하세요.
조행기 너무너무 잘읽고 있습니다
꼭 월에서 4짜로이어지길 빌어 봅니다
가로등 불빛//
그런건요... 동네 동장님 찾아가서...
오늘밤 동네를 밤새 내가 지켜 드리겠읍니다.!! 하면 해결 되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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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카다 쫓겨나면 지가 책임 못지죠...
좌우간 재미는 있는데...지발 고기 좀 보여줘요,,
아님 박중사님 따라 댕기던가...
더 추워지기전에 함 오이소!!
사곡지라면 대구에서도 멀다꼬 덜 가는 곳인데
하여튼 뚝새님 열정에 또 감탄 합니다.

뚝새님 쪼매만 고생 하시이소.
제가 떡붕어 속이기 비법을 거의 완성 해가고 있습니다.

멋지게 속이고 새우통 들고 룰루랄라~~
출발할때 반드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둘이서 찌-인 하게 좋은밤 낚아 보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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