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나 영남이나 꾼의 마음은 같아서~

납회때 멀리 수원에서 찾아주신 통삼봉님께서 낚시를 오신단다. 멀리서 반가운 손님이 오시니 이래저래 마음이 바쁘다. 다음 동행출조를 약속했던 여명님은 오늘 바쁘셔서 출조를 못하시고 노사이드님은 현지에서 만나자신다. 대물꾼님께서 30년 마르지 않은 이쁜 소류지를 소개 하신다. 금호에서 구룡지를 지나 남성리 뒷쪽으로 포도밭 사이의 비포장길을 넘으니 이런 참한 둑이 보입니다. 바지가랭이 형태로 두개의 골로 이루어진 약 1500여평의 반계곡형 저수지인데 전체모습을 한장의 그림으로 담기 어렵네요. 우안을 먼저 살펴 봅니다. 상류의 부들밭이 참하기도 합니다. 좌안의 그림도 만만치 않습니다. 골 안쪽의 뗏장이 멀리에서 보기에도 이쁩니다. 우안 부들밭을 가까이 다가가서 봅니다. 부들밭 안쪽은 수위가 너무 낮아서 지금은 포인트로서 구실을 못할것 같습니다. 추천 해주신 대물꾼님의 설명으로 제2의 포인트라는 이곳에 노사이드님께 권해보니 노사이드님께서 맘에 든다며 선택을 하셨습니다. 이 저수지 최고의 포인트라는 좌안의 모습인데 수위가 낮아져서 뗏장앞보다 뗏장을 벗어난 정면쪽이 더 마음을 끕니다. 밀생해 있던 마름이 삭아내린듯 오염원이 없는데도 물색이 상당히 붉습니다. 이자리를 멀리서 오신 통삼봉님께 권해 드렸는데 물밑의 마름이 덜 삭아서 채비내림에 고생을 하십니다. 인물은 참한 소류지가 손님대접이 짖궂기도 하네... 시간이 늦어서 손바닥만한 저수지인데도 제대로 둘러볼 여유도 없이 대를 펼쳐야 했습니다. 올해 들어서 배운 재주를 활용 했습니다. 먼저 캐미를 꺾어서 꽂고 콩을 달아서 몇차례 투척으로 채비내림을 시도 해봅니다. 채비가 안착을 하면 대를 그대로 땅바닥에 놓습니다. 이렇게 대를 펼치면서 캐미-미끼 달아서 투척까지 하나의 작업으로 마치면 보리를 치고 받침대를 꽂습니다. 늦게 도착해서 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올해 바쁜 출조를 거듭하면서 깨달은 하나의 요령 입니다. 우안의 좌측 산아래 포인트에 저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좌측의 부들밭쪽으로는 아직 마름과 뗏장이 덜 삭아서 겨우 2대를 넣고 나머지는 정면의 부들밭앞 뗏장 주변으로 넣습니다. 좌측으로부터 25,25,21,29,36,40,40,29칸으로 8대를 펼치고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사진은 아침에 찍은 그림 입니다. "영남의 사람인심은 사람을 녹일 정도로 뜨뜻한데 붕어의 손님 대하는 인심은 짜더라." 는 통삼봉님의 여유로운 웃음이 수원의 꾼도 좋은 고기 보다 좋은 인연, 좋은밤을 낚으려는 마음이 영남의 꾼과 한가지임을 보여 줍니다. 야식 먹을 자정무렵 2대의 캐미가 한마디를 참하게 올렸는데 최고의 포인트 이곳 역시도 결국은 본신을 보지 못했는데 너무 푸근하고 이슬 한방울 없는 건조한 날씨탓인가.... 대물낚시가 아직은 낯설수밖에 없을 수원꾼의 채비가 이렇게 야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좌측의 뗏장 뒷쪽에서 뗏장을 살짝 넘기는 대편성일때 대물을 챔질과 동시에 뗏장위로 띄울 정도의 챔질을 하게 되면 바늘이 약해서(?) 뻗어버릴 염려가 있습니다." 라고 겨우 하나의 트집(?)을 잡았습니다...ㅎㅎ 젊은 승부사 노사이드님과 밤새 마주보면서 같은 손님을 기다려 보았습니다. 밤 11시가 넘어설 무렵 좌측의 25칸과 정면의 30칸대에서 한마디를 오르내리는 예신이 새벽시간쯤 멋진 본신으로 연결 되기를 기대 했었는데 끝내 좋은 솟음을 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아직 줄 끊는것은 생각 해본적 없습니다."는 노사이드님의 말씀인데 초봄의 38.5cm의 탄력을 살려서 사구팔로 한마리 땡기십시오~ 한번 집을 나서면 3-4일에서 일주일까지 낚시투어를 하시는 통삼봉님의 달리는 창고안을 살펴 봅니다. 역시나 있을만한건 다 있는데 밥솥이 특히 눈길을 끕니다. 차안에서 잭을 연결하면 보온밥솥을 집에서 처럼 사용할수 있다고 합니다. 조력이 센 사람을 만나보면 낚시도 낚시이지만 뭔가 특이한 장비 한가지쯤은 구경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철수길에 노사이드님의 안내로 사일못 뒷쪽의 대장곡지를 구경 했습니다. 명성에 비해서 너무도 깨끗한 물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꾼들의 잦은 출입으로 곳곳에 쓰레기는 좀 있었지만 수질이 이렇게 깨끗하게 보존이 된 대장곡지의 모습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슴 뭉클한 반가움, 이 느낌을 '소류지'라는 말로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거리는 대물꾼들은 공감 할것 입니다. 오다보니 또 팔공산 입니다. 더운김 무럭무럭 오르는 곰탕 한그릇씩 비우고도 잠 오는줄 모르고 한참이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눕니다. 통삼봉님 노사이드님 수고 하셨습니다. 좋은 만남에 감사 드리며 이쁜 소류지를 소개 해주신 대물꾼님께도 감사 드립니다~~